‘얼굴 찍고 지문 찍고 30달러’...미 국경 새 규정에 캐나다인 ‘혼란’
29일 넘게 머무는 캐나다인, 의무 등록해야…규정 복잡
CBP(미 관세국경보호청)가 국제선 입국 항공편에 대해 실시하는 일대일 생체 인식 얼굴 인식. 한 여행객이 덜레스 공항에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안영민 기자) 겨울을 피해 남쪽으로 향하는 ‘스노우버드(snowbird)’ 캐나다인들이 올해는 국경에서 낯선 절차를 마주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새 규정에 따라, 미국에 29일 이상 체류하는 캐나다인은 반드시 미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문제는 제도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하다는 점이다. 등록이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등록 방식도 한 가지가 아니다. 더 큰 혼란은 이를 안내하는 통합 웹사이트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여행객은 국경에서 등록 절차를 밟으면서 지문과 얼굴 사진을 제출하고 30달러(미화)를 납부해야 했다.
미 워싱턴주 블레인에 근무하는 이민 변호사 렌 손더스는 “매일 수십 통의 문의 전화를 받는다”며 “누구도 정확히 이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 “국경에서 바로 등록하거나, 입국 후 온라인으로 가능”
항공편 이용자는 대부분 전자 입국기록(I-94)이 자동 발급되기 때문에 등록 의무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육로로 입국하는 캐나다인들은 대부분 I-94가 자동으로 발급되지 않아 별도의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국 전 7일 이내에 온라인으로 I-94를 신청할 수 있으며, 국경에서 직접 발급받을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지문·사진 등록과 30달러 수수료는 필수다.
CBP(미 관세국경보호청)는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여행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국경에서 이를 처리할 인력과 시설이 부족해, 일부 여행자는 아무런 안내 없이 통과하는 경우도 많다.
온타리오주 브랜트퍼드의 셸튼 패플은 “플로리다로 간다고만 했더니 별다른 질문도 없이 1분 만에 통과됐다”고 말했다.
∎ 등록 안 하면 최대 5천달러 벌금…얼굴 인식 의무도 확대
전문가들은 등록 없이 장기 체류할 경우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이나 구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신 I-94를 받지 못한 여행자는 미 체류 기간에 이민국(USCIS) 웹사이트에서 G-325R 양식을 작성해 등록을 완료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수수료가 없고, 지문이나 사진 등록도 필요 없다. 양식은 길지만 별표가 표시된 부분만 작성하면 되고 미국 체류 주소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일시적으로 미국을 떠나면 등록이 무효가 되며, 다시 입국할 때는 새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넥서스 카드 소지자가 등록 요건을 우회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혼란이 있었지만 면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세관국경보호청(CBP)은 10월 21일 C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넥서스 카드 소지자는 면제 대상이라고 밝혔으나 11월 6일, 넥서스 카드 소지자가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온타리오주 미들랜드 출신의 스노우버드이자 넥서스 회원인 모린 애덜리는 최근 미국 국경에 도착했을 때 국경 직원이 등록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에서 등록을 하기로 했고, 사진 촬영과 지문 채취를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12월 26일부터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입출국 사진 촬영을 의무화한다. 모든 공항과 주요 육로 국경 검문소에 해당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전면 시행이 목표다.
CBP는 “해당 기술이 차량 내 탑승자 얼굴까지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출입국 기록을 정확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