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그린란드 변수…카니 “그린란드 파병 검토” 미·캐 관계 악화 우려 - 트럼프 반감 살 수 있어…EU, 긴급 정상회의 소집
트럼프, 그린란드 요구하며 반대 EU 회원국 새 관세 부과 엄포
덴마크 군인들이 일요일 그린란드 누크 항에 하선하고 있다. (사진출처=AP 통신)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나토(NATO) 동맹국들과 함께 그린란드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병력 파견을 검토하면서 외교·안보의 중대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통제를 둘러싸고 유럽 국가들에 고율 관세를 위협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군사적 참여가 미·캐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 2명은 최근 마련된 비상 대응 시나리오가 연방정부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 공군은 사전 계획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훈련의 일환으로 이미 그린란드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카니 총리는 덴마크가 주도하는 주권 수호 성격의 추가 훈련에 병력을 더 보낼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훈련에는 그린란드 핵심 인프라 보호를 포함한 군사 작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들은 캐나다가 덴마크 측 훈련에 합류할 경우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매입과 통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이를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캐나다의 파병 결정은 워싱턴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를 비롯한 8개 유럽 국가를 상대로 10% 관세를 예고했고, 합의가 없을 경우 6월 1일부터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검토안 가운데는 소규모 캐나다군 병력을 조만간 그린란드로 공수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내 파견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해당 훈련은 나토의 공식 작전이 아닌 ‘의지의 연합’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캐나다로서는 선택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 EU, 트럼프 관세 위협에 긴급 대응…동맹 균열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2일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그린란드를 요구하며 여러 EU 회원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는 동맹국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전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보낸 국가들에 대해서도 관세를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에는 노벨평화상 수상 문제를 거론하며 불만을 표출한 서한을 보내 논란을 키웠다. 덴마크의 그린란드 주권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며 “미국이 완전한 통제를 해야 세계가 안전해진다”고 주장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덴마크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그린란드 주민과의 연대 및 주권·영토 보전을 재확인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EU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압박이 나토 결속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니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와 덴마크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주권 존중 원칙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혀, 북극 안보에서의 연대와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의 관계 사이에서 캐나다가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병력 파견을 결정할 경우 북극 안보에서의 역할은 강화될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이 고조되며 무역·외교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