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멕시코 발 불법이민을 뿌리뽑기 위해 멕시코-미국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공언했으나 최근 조사 발표에 의하면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불법 입국자보다 합법적으로 미국에 오는 캐나다 여행자들이 비자 체류기간을 넘겨 머무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계에 의하면 920만명의 캐나다인이 미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단일국가로는 최대 수치로 비자기간 초과체류자를 양산하는 배경이 된다. 미국의 경계 받지 않는 친밀한 이웃사촌이 불법체류의 주류를 이루는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국토 안전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3,000명의 캐나다인이 비자 체류기간을 넘겨 체류했다. 미국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멕시코인의 비자 체류기간 초과는 47,000명으로 캐나다인의 절반에 불과했다.
새로운 데이터에 의하면 작년 60만명의 미국 방문객이 비자 기간을 넘겨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정부가 격차가 줄어들 것을 예상해 방문객 추적을 어렵게 하고 여행객들이 예정된 날짜에 출발을 보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자료는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불법 입국보다 체류기간 초과가 불법이민의 온상임을 지적하고 있다. 2014-2017년 자료가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캐나다를 불법이민의 온상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불법이민자 중 캐나다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0.4%이나 멕시코인 불법이민자는 전체 불법이민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비자기간을 초과해 체류하는 캐나다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많은 캐나다인이 미국을 여행하기 때문이라고 이민변호사들은 말한다. 920만명의 캐나다인이 미국 여행을 한 반면 멕시코인은 290만명이 미국을 여행했다.
또 다른 이유는 캐나다인이 비자기간을 초과해 미국에 체류하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을 캐나다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생각할 때 비자기간 넘겨 체류했다고 체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작년에 미국에서 추방당한 캐나다인은 353명이지만 멕시코인은 13만명이 추방당했다는 통계가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국토안전부가 발표한 비자 기간 연장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인이 항상 비자기간 초과체류 1위를 차지하지만 수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2016년의 119,428건에서 2017년 92,901건으로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변호사들은 비자기간 넘겨 체류하는 것은 신변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80일 이상 초과체류자는 3년동안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1년이상 초과체류는 1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 며칠이나 몇 주를 초과 체류해도 미국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 (오충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