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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에 생각나는 것들 _ 오충근의 기자수첩
 
해마다 바뀌는 부활절
올해 부활절은 4월1일이다. 우연히 만우절과 겹쳤다. 그렇다고 해서 신부의 강론이나 목사의 설교를 만우절과 연관해서 들으면 안 된다. 잘 알다시피 부활절은 해마다 바뀐다. 성탄절처럼 12월25일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해마다 바뀌는데 달의 움직임에 따라 계산하는 음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활절 계산법은 춘분 후 첫 번째 보름달 이후 첫 번째 주일(일요일)이다. 춘분은 부활절을 정하는 기준이 되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해 춘분이 3월20일, 춘분 지나고 첫 번째 보름이 3월31일(음력 2월15일)인데 바로 그 다음날이 첫 번째 주일 4월1일이 부활절이 된다. 만약 첫 번째 보름이 주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그 다음 주일이 부활절이 된다.
또 한가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율리우스력을 쓰는 동방정교회와 그레고리력을 쓰는 가톨릭, 개신교의 축일에는 13일 차이가 있는데 율리우스력이 13일 늦다.


부활절 제정과 역법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은 성탄절과 부활절인데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 부활절을 언제로 할 것인가를 놓고 주교들끼리 의견이 분분했다. 그렇다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합의를 보아 부활절이 정해졌는데 그 때는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었다. 율리우스력은 시이저가 만들었다.
일년은 보통365일이라고 말한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일년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365.2422일이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 학자들은 나일강 범람과 천체의 움직임을 비교해 일년을 365.25일로 계산한 태양력을 썼으니 대단한 계산력이다.
로마는 일년을 355일로 계산한 태음력을 쓰고 있었다. 시이저는 제대로 맞지도 않는 엉성한 로마의 달력을 보다 이집트의 태양력을 보고 “이렇게 좋고 편리한 게 있었군”이라고 탄복을 하고 로마로 귀환한 후 이집트 태양력을 모방해 율리우스력을 만들었다.
일년 12달 365.25일, 4년마다 윤달을 두고 366일이 되고 홀수 달은 31일 짝수 달은 30일로 정했다. 2월은 28일로 정했고 윤년은 29일로 정했으니 오늘날과 비슷한 달력이 되었다. 시이저는 자기 이름을 달력에 넣고 싶어해 7월을 슬그머니 Julius로 정했는데 그게 July가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근사치로 계산한 일년이 365.2422인데 365.25를 일년으로 삼았으니 일년에 0.0078일의 오차가 생긴다. 일년에 0.0078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128년이 지나면 하루 차이가 생긴다. 별거 아니라고 무시하고 지났는데 니케아 종교회의 때 춘분이 3월22일이었는데 천 몇 백 년이 지나다 보니 춘분이 3월11일이 되었다.
교황 그레고리13세는 “춘분이 빨라졌군, 주님 부활하신 날이 너무 추우면 은혜가 안 되는데.” 교황 그레고리는 좀더 세밀하고 합리적 달력을 만들었다. 1582년10월4일 과감하게 10일을 빼버리고 10월5일을 10월15일로 정했다. 종전에 4년마다 윤년을 두는 것은 유지하되 100이나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에만 윤년을 두면 일년은 약 365.2425일이 되어 오차가 훨씬 줄어들어 3333년에 하루 오차가 난다.
교황 그레고리13세가 만든 달력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나 전 유럽이 그레고리력을 따른 것은 아니다. “누구 맘대로?” 성공회가 국교인 영국이 따르지 않았다, 영국이 그레고리력을 받아드린 것은 170년이 지나서였다. 비잔틴 제국은 망했으나 동방정교를 신봉하는 러시아나 동유럽도 그레고리력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아직도 동방정교는 종교 축일을 율리우스력으로 지킨다.


예수가 돌아가신 때는?
예수가 신의 아들이다, 아니다, 예수의 진짜 아버지는 누구냐는 이야기는 그만 두더라도 예수가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했던 인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수가 죽은 이유는 제사장 계급을 비롯한 당시 유대사회 기득권 층, 로마제국이 사회불안세력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정말 봄에 십자가에 처형 되었을까?
전승에 의하면 예수는 예루살렘에 왔다 잡혀 처형 당했는데 예루살렘에 들어 올 때 사람들이 종려가지를 흔들면서 환영했다고 하니 엄동설한 아니고 전승에 의하면 예수가 처형 된 것은 유대력으로 1월(니산월)이라고 하니 그레고리력으로 3-4월에 해당한다.
누가복음에는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처형장으로 가면서, 사실 너무 힘이 들어 구레네 사람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메었는데, 구레네는 카르타고로서 지금의 튀니지다, 따라오는 여자들에게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늘 나무가 마른 계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는 걸로 봐서도 3-4월로 추정하는 것이 맞다.
예수가 숨을 거둔 시간이 9시로 기록 되었는데 이는 우리 시간으로 오후 3시로 여호와 증인들은 날짜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냈는데 14일 오후3시라고 한다. 그리고 3일 후에 부활 하였다.


부활절 풍습
예수가 태어나 활동하다 죽은 곳은 유대지만 그의 가르침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기독교가 되었다. 로마는 기독교를 공인했으나 로마의 영향을 받지 않은 라인 강 너머 게르만이 사는 곳이라던가 북유럽에는 기독교가 늦게 들어갔고 기독교가 들어가기 전에는 토속종교를 믿었다.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했어도 민간에서는 토속신앙을 믿었듯이 게르만이나 북유럽도 아무리 이단이라고 야단치고 혼 내도 쉽게 토속신앙을 버리지 못하고 기독교도 믿고 토속신앙도 믿어 융합현상이 생겼다.
그런 융합현상으로 성탄절은 로마의 겨울축제의 영향을 받아 12월25일이 되었고 부활절은 게르만이나 북유럽 토속신앙의 영향을 받았다. 부활절이라고 하면 영어로 The Resurrection Day라고 해야 맞을 것 같은데 Easter라고 한다. 튜튼족이 섬기던 봄의 여신이자 풍요와 다산의 여신 에오스트레(Eostre)를 앵글로색슨족이 따라 섬기면서 Easter가 되었다.
북유럽에서는 다산을 상징하는 토끼와 재생을 상징하는 달걀이 봄 축제에 등장하는데 봄이 다시 돌아왔다는 봄 축제를 기독교가 예수부활에 접목 시켜 부활절이 되었다. 캐나다에서는 부활절이 되면 성 금요일부터 부활절 월요일까지 4일을 쉬는데, 부활절 월요일 안 쉬는 직장도 있지만, 북유럽은 부활절 원산지라서 그런지 목요일부터 화요일까지 6일도 쉬고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5일도 쉰다.
그리고 우리가 성탄절에 관공서 은행 가게 쉬면서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듯 유럽은 부활절에 모두 집에서 쉰다. 나는 이민 온 그 다음 해 성탄절에 친구와 같이 밴쿠버 갔다 쫄쫄이 굶다 써리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린 배를 채운 적이 있었는데 유럽의 부활절도 똑같아 기분 내러 나갔다 밥 굶기 십상이다.


부활절이 다가오는데
예수가 3일만에 부활한 사실을 문자 그대로 믿던, 비유와 상징으로 생각하던, 아예 무시하던 재의 수요일이 지나 사순절이 시작되고 종려주일이 되면 사스캐추원 강의 두텁게 얼어 붙은 얼음이 점점 녹으며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부활절에도 눈이 내리는 게 앨버타에서는 예사로운 일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대지의 온기로 눈은 금방 녹는다.
백색의 계절, 죽음과 고난의 계절 겨울을 지나고 찾아오는 봄은 부활과 생명의 계절이다. 차갑게 얼어붙은 눈 더미 속에서 외피를 둘러 쓰고 죽은 듯 감각을 잃고 있던 생명이 따사로운 햇볕에 외피를 벗고 고개를 내미는 계절이다. 죽었던 생명 감각을 잃었던 생명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 생명의 귀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죽음과도 같았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움 추러 들었던 타성에서 벗어나 녹기 시작한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양분을 끌어올려 새 생명을 준비하는 봄이다.
차갑고 혹독했던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봄에는 죽은 것 같았던 자작나무에서 연한 새순이 돋듯 그 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새 생명을 잉태하듯 정상회담에서 그 동안의 불신을 청산하고 새로운 남북관계로 부활하고 북미회담도 성공적으로 열려 기나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남북이, 북미가 평화롭게 공존해 번영하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기사 등록일: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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