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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무역전쟁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역전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후 지금까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날이 많다. 미국 대통령이란 직업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 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인기 연예인 못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터테이너로서 버라이어티 쇼에도 자주 나와 어떻게 언론을 다뤄야 헤드라인을 계속 장식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일까.
쇼맨쉽도 있고 자기도취, 자기과시욕이 강하고 때로는 엉뚱한 언행으로 세인의 관심을 집중 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불법 이민자의 자녀들을 부모와 따로 떼어 수감하는 인륜범죄 버금가는 기상천외의 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이런 정책을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사이코들도 내놓은 적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지만 문명국 대통령이란 자가 어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다름이다.
다행스럽게 천륜을 저버리는 정책은 취소 되었지만 세계 각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은 취소는커녕 오히려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최대의 무역 파트너이자 경쟁국인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을 비롯해 신흥 개발도상국 인도와도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고 오랫동안 무역 관계를 유지한 유럽연합도 예외가 아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까운 우방국이라는 캐나다도 예외 없이 무역전쟁, 관세보복 대상이 되고 있다.
연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더니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에 관세를, 철강 제품에는 상대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은 유럽연합과 캐나다로 올해 1월 기준 각각 4억69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뒤이어 한국이 3위로 2억76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알루미늄에는 일률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한다.
연질목 보복관세로 건축업자들이 비용상승으로 영향을 받았고 철강 관세부과로 미국 내 자재비가 올라 셰일 오일업자들도 채굴 비용에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재비 인상 등 물가 인상보다 국제 무역질서가 흔들리는데 문제가 있다.


보호무역주의 대통령 등장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쇠퇴해가는 중산층 백인들의 표를 얻었다.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보호무역으로 돈을 벌어 자본을 축적한 후 개발도상국 약소국을 상대로 자유무역으로 돈을 벌어 부자나라가 되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공화당, 민주당 모두 갖고 있다. 경제학자들도 이 부분에서는 이견을 보이지 않아 자유무역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소비 효용을 늘여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워싱턴의 기존 직업 정치인들, 엘리트들과 전혀 달랐다. 세련되고 노련한 직업정치인들과 달리 투박하고 거칠고 공격적 언어로 세계화, 자유무역의 어두운 면을 끄집어내 기존 정치에 불만을 갖거나 소외된 층을 열광시켰다.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하던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급선회하자 미국의 상대 무역국들은 당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호구’ 노릇으로 만성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판단해 보호무역 장벽을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전적 언어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미국의 금융 및 통화 시스템을 통해 상대 무역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의지와는 달리 2017 무역 적자는 전년도 보다 12% 늘어난 5,660억 달러에 달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017 무역적자 액은 7,087억 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이후 최대 액수다.
무역적자 폭이 늘어난 이유는 경기가 풀리며 소비심리를 자극해 내다 판 물건보다 사온 물건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대 중국 적자가 가장 심해 3,752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무역적자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주요 목표로 삼아 무역 보복을 할 것이 분명해졌다. 참고로 대 한국 무역적자는 229억 달러다.
그러나 무역 거래 물량이나 금액 등 외형으로 볼 때 중국이 미국의 최대 무역국이지만 경제활동 측면에서 볼 때 NAFTA가 훨씬 크다. 무역적자로 볼 때 2017년 대 멕시코 무역적자가 711억 달러, 대 캐나다 적자가 80억 달러로 대 중국 무역적자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라고 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어휘를 동원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NAFTA 재협상과 캐나다 원유

NAFTA 재협상은 미국이 먼저 요구했지만 재협상을 통해 캐나다는 에너지 부분 합의에 관한 특정 국면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NAFTA 조항에는 에너지에 관해Article 605 (proportionality clause, 비례원칙 조항)가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캐나다는 국내 수요나 연방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생산되는 원유의 75%, 천연가스의 50%를 미국에 수출해야 한다. 이 조항으로 미국 기업은 캐나다 에너지에 대해 상당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캐나다 동부에서 앨버타 원유 대신 외국에서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이유는 동 서를 연결하는 운송수단의 부족과 proportionality clause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2016년 퀘벡, 온타리오, 대서양 연안 주에서 하루에 90만 배럴을 수입했다. 수입한 원유 총액은 연간 1백44억 달러에 달한다.
이를 나라별로 보면 노르웨이에서 8억6960만 달러,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16억2천만 달러, 영국에서 1억8천600만 달러, 콜롬비아에서 1억260만 달러, 그 외 카자흐스탄, 알제리에서 수입했다
1973년 오일 파동이 일어났을 때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수출을 보이콧 했다. 그러나 이런 예외적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캐나다는 국내용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고 미국에 약정된 에너지를 수출해야만 한다. 지금은 캐나다가 전략적 제한에 걸려 있어 생산되는 에너지의 99%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은 생산자에게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워싱턴과 미국 정유업자에게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캐나다 원유WCS(Western Canada Select)는 WTI 벤치마크 대비 14-16달러 낮게 거래된다. 원유 품질의 차이와 운송비용 때문인데 최근에는 WCS가 배럴당 30달러 올라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다.
캐나다로서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급증이다. 셰일 오일 생산 급증으로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이 수정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해외 의존 탈피”는 안보 차원의 문제였다.
둘째, 캐나다의 생산량 증가다. 오일샌드의 생산량 증가로 2035년이 되면 캐나다 하루 원유 생산량은 56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보다 140만 배럴 늘어난 수치다.
새로운 시장의 필요성 때문에 일부 정치인들과 오일업계에서는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을 소생 시키려는 로비를 하고 있다. 그것은 국제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내수 소비를 늘릴 것이다. 분명히 후자는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미국 기업이 캐나다 석유에 우선적으로 접근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트뤼도 정부는 킨더 모건의 미완성 된 트란스 마운틴 프로젝트를 구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협상 테이블에서의 캐나다의 입장을 상당히 개선 할 수 있었다.
생산자에게 대체 옵션과 시장 (적어도 부분적으로)을 제공함으로써 캐나다 에너지 부문의 부정적 발전은 다른 지역의 공급과 수요를 보완함으로써 완화 될 수 있다. 게다가 proportionality clause이 석유 산업에 심각한 장애물이 됨에 따라 생산량 증가는 캐나다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과 협상하는데 유용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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