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에드먼튼 한인회장 선거에 즈음하여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에드먼튼 한인회장(이하 한인회장) 선거가 11월3일 실시된다고 에드먼톤 선관위(이하 선관위)에서 발표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10월19일이다.
누구 입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나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중요하다는 말이 한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누가 한인회장에 되느냐에 따라 한인사회가 일대 전기를 맞게 되리라는 말이다.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단체의 성격이나 방향이 결정된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누가 회장이 되던 조직은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유지되어야 한다.
한인회가 대기업이나 정부처럼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조직이 아니라서 회장 품성에 따라 한인회 위상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누가 회장이 되느냐는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후보 등록 마감이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싫던 좋던 몇몇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고 후보등록 마감일인 10월19일까지는 누가 후보등록을 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몇몇 사람이 회장에 뜻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공인(公人)이 되려면

한인회장은 공인이다. 그 지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얼굴이므로 공인이고 한인사회의 공적인 일을 수행하므로 공인이다. 캐나다 연방정부나 주 정부, 그 외 단체들에 대해 한인사회를 대표한다. 에드먼튼 지역을 대표하여 본국정부 및 관계 기관을 상대한다. 캐나다, 한국 정부 및 기타 공적 단체에서 지급하는 공적 자금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공인이다.
그러므로 한인회장은 공인으로서의 소양과 품성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공인이라 해서 결점 없이 완벽한 사람을 뽑자는 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흠이 있고 결점이 있는데 어디서 성인군자나 영웅호걸을 모셔 온다 말인가?
한인회장이 되려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신망이 두터우면 더 없이 좋겠으나 두터운 신망보다는 최소한 남의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인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보호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좁은 에드먼톤 한인사회에서 사업상의 비리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사람은 나서지 않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한인사회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다.
그 사업상의 비리가 비록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이고 민사법정에서 판결을 받아 응분의 대가를 치렀고 자격증을 반납하고 끝난 일이라고 해도 한인사회에는 없어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 아무개 하면 그 일을 떠올린다. 당사자에게는 가혹한 일이고 아픈 상처를 끄집어 내는 일이겠지만 일종의 통과의례다.
공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시저의 아내’이야기를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시저의 부인 폼베이아가 여신 보나 데아에게 제사 지내는 제관이 되었다. 동물의 수컷 조차도 들어올 수 없는 금남의 제사에 젊은 귀족 클로디우스가 여장을 하고 잠입하다 들켰다. 클로디우스가 폼베이아를 유혹하기 위해 숨어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시저는 이혼을 하려 했다. 폼베이아는 결백을 주장했으나 “시저의 아내는 소문만으로도 안 된다.”라는 말을 남기고 이혼을 했다.
공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시저의 아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소문만으로도 불가한데 불미스러운 일로 한인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이 한인회장에 출마한다는 사실에 한인사회는 “이럴 수가”라면서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탄핵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일이 복잡해지고 더구나 한인회 이미지가 한인사회에서 좋지 않은데 탄핵 때문에 시끄러워지면 “또 싸운다”고 손가락질 받을 테니 선거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온건한 의견이 힘을 받았다.
한인회 회칙에 한인회장은 2회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가 2년인데 연임이 가능하니 최대 임기가4년이다. 내가 전 세계 모든 한인회 회칙을 본 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한인회장은 2회 연임까지만 인정할 것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3연임이나 무제한 연임은 없다. 그렇게 된 이유는 모국 대통령 임기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4년 2회 연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재자들이 대통령 임기를 제멋대로 바꿔 3선 개헌을 하고 그것도 성이 차지 않아 종신 집권을 획책하기도 했다. 그 때 한국사람들의 가슴속에는 희미하게나마 ‘대통령은 4년 중임이 민주적 제도다’라는 의식이 박혔다. 그 의식이 이민 와서 한인회장 회칙에까지 반영이 된 것이다.
모국보다 민주주의가 훨씬 발전한 캐나다의 연방 총리나 선출직 공무원은 임기 제한이 없다. 유권자들이 뽑아 주기만 한다면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 정치풍토에서 죽을 때까지 총리하겠다거나 죽을 때까지 의원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앨버타 유일의 비 보수당 출신 린다 덩컨 연방 하원의원은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열화 같은 유권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덩컨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지지기반이 워낙 단단해 마음만 먹으면 한 두 번 더 할 수 있지만 “퇴역하는 수색 견 한 마리 사서 조카들, 형제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겠다.”면서 정치에 더 이상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캐나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린다 덩컨처럼 때가 되면 떠난다. ‘나 아니면 안 된다’가 아니라 나 대신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인사회에는 회칙을 고쳐 가며 3연임을 한 한인회장도 있다. 그는 3연임도 모자라 이번에 다시 한인회장에 나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한인회장 선거에는 불문율이 있다. 여태껏 한인회장을 지낸 사람이 몇 년 지나 다시 회장 하겠다고 나선 적이 없었다. 그는 회칙을 고쳐 3연임을 하고도 성이 차지 않는지 4년 쉬었다 다시 한인회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한인회 회칙에 “회장을 지낸 사람은 다시 회장에 출마할 수 없다.”는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불문율이 있고 비록 성문화되지 않은 불문율일지라도 지킬 줄 알아야 성숙한 민주시민 자격이 있는 것이다.
과거 한인회장을 지낸 사람이 다시 회장선거에 나온다는 말을 들은 캘거리 한인회 원로는 “에드먼튼 하고 캘거리 한인사회 문화가 매우 다른 듯하다. 캘거리는 한인회장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싫다는 사람 억지로 자리에 앉혀 놓고 빌다시피 해서 회장 시킨다.”면서 회장 하고자 하는 의욕이 충만하게 넘치는 에드먼튼 한인사회를 부러워했다.


한인회에 바라고 싶은 것

11월3일이면 새로운 한인회장이 선출되고 내년1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것이다. 새로운 회장단은 회계장부를 공개하고 한인회의 현 재정상태를 한인사회에 알려야 한다. 말로만 한인회 주인은 한인들이라고 할 게 아니고 정말 한인을 한인회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재정상태부터 알리는 게 순서이고 주인에 대한 도리다.
총회 때 재정상태를 공개하고 총회 인준받는 게 회칙에도 나와 있는데 총회 인준 없이 예산 결산을 집행해 온 그런 한인회가 다시는 되어서는 안 된다. 투명하지 않은 회계처리는 온갖 부정부패의 온상이다.
한인회장으로서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 있는데 새로운 한인회장은 이사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한인회는 세계 어디나 집행부와 이사회로 구성되는데 집행부를 행정부라고 한다면 이사회는 입법부에 해당한다. 민주사회에서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듯이 한인회도 집행부와 이사회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한인사회가 발전해 나간다.
우리 이민 선배들이 전 세계 머나먼 땅으로 이민 와서 한인회를 구성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민주주의에 대한 한이 맺혔으면 집행부와 이사회가 균형을 이루며 견제하며 발전하게 구성했겠는가?
한인회장으로서 집행부를 견제하는 이사회를 활성화시킨다는 게 어렵고 힘든 일이다. 견제를 훼방으로 생각하기 쉬워 집행부 일에 사사건건 시비 거는 이사회를 활성화시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이번 회장은 그 어려운 일을 해 놓아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심하게 표현한다면 역대 이사장들 대부분은 한인회장의 꼭두각시였고 장난감이었고 도장 찍어주고 서명해주는 기계에 불과했다. 이사회 스스로도 위상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회장이 앞장서서 이사회가 이사회다워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인들도 집행부와 이사회의 견제와 균형을 싸움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의 토론과 설득, 합의의 과정을 ‘밥 먹고 할 일 없어 한인회 모여 싸움만 한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런 과정을 통하다 보면 일하는 게 더디고 늦어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지만 토론, 견제, 설득에 의한 합의가 민주주의 속성이다. 정말 빨리 빨리 가 좋다면 일인독재 하면 되는데 회장 일인 독재를 원하는 한인은 없을 것이다.
지금 에드먼튼 한인사회에는 이번 회장 선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는데 한인사회의 중망을 어기지 않는 회장이 나와 한인사회가 진일보 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8-10-12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댓글 달린 뉴스
  넨시, “연방 NDP와 결별, .. +1
  재외동포청, 재외공관서 동포 청.. +1
  CN드림 - 캐나다 한인언론사 .. +2
  (종합)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1
  캐나다 동부 여행-두 번째 일지.. +1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