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임대료 31개월 만에 최저…“지금이 세입자에 가장 유리한 시기”
전국 평균 월세 2,057달러…대도시 중심 하락세, 공급 확대·수요 둔화 영향
(사진출처=Global New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주택시장이 매수자뿐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유리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국 평균 임대료가 3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최근 수년 중 임차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렌털스닷캐나다(Rentals.ca)와 어버네이션(Urbanation)이 공동 발표한 최신 전국 임대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모든 주거 유형의 평균 요구 임대료는 전년 대비 2% 하락한 월 2,057달러로 집계됐다. 임대료는 16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최근 2년간 누적 하락폭은 6.3%에 달한다.
지아코모 라다스 렌털스닷캐나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임대 시장의 주도권이 명확히 세입자 쪽으로 넘어왔다”며 “수년 만에 보기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임대료 하락의 한 배경으로는 주택의 ‘소형화’가 지목된다. 1월 기준 임대 매물의 평균 면적은 857제곱피트로, 1년 전(885제곱피트)과 2년 전(943제곱피트)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분양을 목적으로 지어졌던 이른바 ‘슈박스 콘도’들이 매매 부진으로 임대 시장에 대거 유입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유형별로 보면 목적형 임대주택은 평균 월 2,049달러로 1% 하락했고, 콘도 아파트는 5.7% 떨어진 2,093달러를 기록했다. 침실 수 기준으로는 원베드룸 임대료가 3.4% 하락해 평균 1,792달러로 내려온 반면, 3베드룸 이상 대형 주택은 1.1% 상승한 2,506달러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이 멀어지면서 장기 거주를 염두에 둔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넓은 주택을 선호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대도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토론토는 임대료가 4.6% 떨어져 44개월 만에 최저치인 2,495달러를 기록했고, 밴쿠버는 9.2% 급락한 2,630달러로 202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캘거리도 5.7% 하락해 3년 만에 최저치인 1,815달러를 기록했다. 몬트리올은 3.7% 하락한 1,913달러, 에드먼튼은 2.6% 떨어진 1,488달러였다. 에드먼튼의 임대료는 3년 전보다 여전히 17.8% 높은 수준이다.
주 단위로도 온타리오는 3.3%, 앨버타는 4.3%, 브리티시컬럼비아는 4.7% 각각 하락했다. 다만 서스캐처원과 매니토바는 각각 4.6%, 2.6% 상승해 예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경우 신규 목적형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거 품질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리자이나의 평균 아파트 임대료는 1,374달러로 여전히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돈다.
라다스 담당은 “임대료 조정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며 “인구 증가 둔화와 함께 수만 가구의 신규 임대주택이 시장에 풀리면서 하락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침실 유형과 관계없이 임대 시장 전반에서 ‘방향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