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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시네 에세이 _목향 이명희
 
프롤로그-AI 시대가 도래했다.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 민주화 세대, 서태지와 아이들 세대 및 IMF 세대를 거쳐 현대를 누리고 있다. 수명이 길어졌으니 웬만하면 초고속 문화인 AI를 더 누릴 것 같다. 우리들의 선조와 부모님은 상투와 한복을 벗고 시원한 두발과 양장을 한 것이 첫 문화였다. 전화.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최고의 문화였다.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한 디지로그 시대에 살고 있어, SF나 판타지 로맨스 영화는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줄거리-할머니가 손자와 화상통화를 한다. AI 회사의 선후배 관계인 여자와 남자가 할머니한테 서비스에 관해 설명한다. 손자를 위해 AI에서 자동차를 사 줄 수 있다고 한다. 할머니는 손자가 영국에 연극 공부를 하러 간 걸 아쉬워한다. 고고학자 리와 어린 딸 지아가 화상통화를 한다. 리는 친정엄마한테 딸을 맡기고 사막 지역에 유적 탐사를 갔다. 손녀와 딸의 통화에 할머니의 억장이 무너진다.

병원에서 호수를 낀 채 깨어나지 않고 있는 태주가 있다. 지구 밖 우주선에서 태주가 정인과 신나게 화상통화를 한다. 우주선에 있는 태주는 그곳에서도 정인을 살뜰히 챙긴다. AI 회사를 차린 유미의 엄마가 독신녀로 살고 있는 딸을 걱정한다. 옆에 있는 후배 남자가 유미의 엄마께 인사한다. 딸에게 연하 남친이 생긴 줄 알고 아버지도 합세한다. 유미의 부모도 AI다. 죽음을 앞둔 남자가 병원에서 가족을 위해 AI 서비스를 신청한다. 선후배는 죽은 후의 서비스에 관해 설명한다. 후배는 여러 가지 인적 사항과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중 서비스를 신청한 남자와 엄마가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집을 나간 아버지가 아닐지 생각한다. 남자는 죽어서도 장례식장의 대형 화면에 나와 조문객들과 인사한다.

식당에서 일하던 손자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AI 회사는 손자에게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서비스가 중단됨을 알린다. AI 손자는 무표정하게 받아들인다. 손녀가 엄마와 화상 통화만 하고 엄마한테 가고 싶어 한다. AI 리는 딸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끊었든 걸 후회하며 언제든 통화하라며 유적지로 놀러 오라고 한다. AI 세계를 모르고 좋아하는 손녀딸을 보고 할머니는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전화한다. 할머니는 손녀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다.

코마 상태에 빠져있던 태주가 깨어났다. 의사는 태주의 정신이 예전 같지 않을 거라고 알려 준다. 집에 돌아온 태주는 감각 기능이 떨어져 반복된 실수를 한다. 정인은 살아난 태주보다 이별을 대비해 신청한 AI 태주에게 애정을 느낀다. 태주가 정인에게서 멀어진 느낌을 알고 여행을 가자고 한다. 정인은 매몰차게 거절하고 태주는 정인이 다른 세계의 태주에게 마음이 있는 걸 알게 된다. 공항에 홀로 앉아 있던 태주에게 AI 리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친정엄마가 손녀를 잃어 찾고 있다고 딸의 위치를 알려 주며 찾아 주길 부탁한다. 할머니가 태주에게 고맙다며 손녀를 데리고 간다.

태주는 정인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별을 통보한다. 눈물만 흘리던 정인이 정신을 차리고 뛰어가 태주를 안는다. AI 회사는 에러가 발생할 때면 가상의 인물이 나타나 해결하는데 탕웨이 역의 리는 해결사 역의 공유와 인사하고 컴퓨터 초기화로 돌아간다.

감상평-2024년 현재도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화상통화를 한다. 화면 속에 있는 우리들은 건재한 상태로 안부를 묻고 얘기를 나누며 희희낙락한다. 원더랜드는 죽음의 기억을 차단하고 예전의 삶을 연장하는 AI의 SF(Science Fiction) 영화다. 사망한 사람과 화상으로 연결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현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AI의 서비스는 죽음으로 인한 현실 부정을 최소화하려는 임시방편이다.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소통은 시간이 흐를수록 괴리감이 올 수 있다.

원더랜드에서 가슴이 울컥하는 장면은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엄마 리와 신나게 통화하는 지아다. 할머니가 손녀를 위해 신청한 AI 서비스지만 살아 있는 듯 친정엄마에게 말을 거는 딸을 보면 슬픔이 절망을 뛰어넘는다. 우주선에 있는 태주와 병원에 누워 있다가 깨어난 태주를 겪고 있는 정인도 마찬가지다. 본래의 태주와 AI 태주로 마음이 혼란스럽다.

죽은 사람과 지속적인 대화로 산다는 게 가능할까?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공간에서 마주할 현실이 AI로 실행된다지만 이는 살아 있는 자들의 준비가 없이는 멘붕이 오고, AI를 업그레이드할 줄 아는 고난도의 기술이 없이는 에러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다.

AI 발달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술 자료로 발표한 장점은 ‘AI를 활용한 10가지 좋은 예로 암 검사, 벌 구하기, 장애인을 위한 도구, 기후 변화 예측, 야생동물 보호, 기아 구제, 불평등과 빈곤 감소에 기여, 가짜 뉴스 적발, 의료 이미지 평가, 자연재해 대비’가 있는데 이것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무적이다.

단점으로는 ‘AI 종속과 윤리적 우려, 초 지능 기계의 위협, AI의 인간 직관 부족, 일자리 대체 위험,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취약점’이다. AI의 장점은 인간의 측면을 돕기 위한 것이라 부작용은 없다. 그러나 AI의 단점은 인간에게 직면한 일이기 때문에 부작용과 파장이 만만치 않다.

에필로그- 내게 가상의 세계가 접수된다면 친정엄마를 소환하고 싶다. 그런데, AI 시스템에 입력된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 대면한 엄마가 내 엄마 같지 않다면 황당할 것 같다. AI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 여자가 자기 남편과 대립하는 게 싫어 AI 남편을 데리고 살았다. 처음엔 남편과 성품이 다른 AI가 뭐든 자기가 하자는 대로 하니 좋았는데 무조건 순종하는 AI 남편에게 허탈감을 느꼈다는 내용이다.

AI가 완벽하다고 해도 살아 있는 사람만 하겠나! ‘인명은 재천’이라고 사람은 명대로 운수대로 살다가 죽는다. 사는 동안 덕을 쌓아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세월이 ‘일장춘몽’이다. 현재를 잘 사는 게 멋진 영화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24-09-01
Juksan | 2024-09-02 2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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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좋은 영화,좋은 문학은 언제나 보석같이 빛이 나지요. 목향님의 시네에세이가 그러한 보석입니다.
작품의 줄거리까지 요약을 해 주시어 영화를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요즈음 AI가 좋다고 하지만 문제점 또한 많다고 봅니다. 과학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어쩌면 인간이 AI의 지배를 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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