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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진 달 래

작성자 조윤하 게시물번호 -424 작성일 2004-03-15 14:46 조회수 1998

뜬구름님,

오늘아침 내 조국 산하 에 봄이면 핏물로 피어나는

진달래빛 선연한 꽃물을 상기시켜 주어

아릿한 아픔을 자아내게 하는군요.

 

3. 1 운동, 4. 19 혁명, 광주항쟁,

봄철이면 만장기처럼 휘이적 펄럭이며

빛을 날리는 역사의꽃 , 분홍산이 아직도

그 땅에 피를 토하는데...

위정자들은 왜 이리도 맑은 눈을 뜨지 못할까요.

 

곽재구 시인의 詩한편으로 답글 대신 합니다.

좋은시 감상에 뜬구름님께 감사함을 표합니다.

 

 

       분홍산   시 / 곽재구

 

봄 구산리길 걸었다

 

아지랑이 한 마리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았다

 

봄콩 놓던 할머니 먼 산 보다가

 

새참으로 들고 나온 막걸리 한 사발 부르르 마셨다

 

진달래꽃이 피었는디

 

진달래꽃이 피었는디

 

아가 무신 잠이 이리도 깊으냐 

 

십년 넘은 바위잠이 어디 있느냐

 

아이고 다리 패던 허망한 숲그늘 길

 

끈적하게 타오를는 저 먼

 

분홍산.




☞ 뜬구름 님께서 남기신 글


 

             진 달 래

 

 

  기억 하는가

  그대,

  우리가 진달래로 피어

  채 무르익지 않은  숫한 날 들을

  화들짝 끌어 안았던

  그 봄을

 

 

  흰 저고리에 얼룩진

  핏 빛 꽃물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선연한데

  어디서 부터 온 자 들인가

  어느 날 부터 서 있던 자 들인가

  구차한 승냥이떼,

  우리가 용서 하고 손내민 동안에도

  대(代)를 이어 온 반역의  세월!

 

 

  기억 하는가

  그대,

  신촌으로

  광화문으로 내달리며

  붉은 피 한마디 씩 머금고

  온 거리에

  온 하늘에 가득히

  진달래로 피어 서로 화답 하던...

 

  기억 하는가

  그대,

  그 봄을

  아직 끝나지 않은 나른한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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