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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람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67 작성일 2003-12-02 02:33 조회수 2740

 

           겨울 바람

 

 

지나가는 겨울 바람이 나를 밀어간다.

 

하얀 종이 위에 떨어지는 촛불의 눈물.

그 뜨거운 흔적이 잠시 머물어,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추억한다.

 

도주하는 영원(永遠)의 시간.

 

행복을 이해 못한 채 삶의 끝까지 도착하더라도,

그 곳에서 우리는 추억의 이름으로 아름답다.

 

나로부터 멀리 사라지는 발자국.

그렇게 쌓여가는 또 하나의 분리(分離).

 

정든 가슴으로 숨을 쉴 때마다,

지나가는 겨울 바람이 나를 밀어간다.

 

아주 멀리.

 

죽음이 헐떡인다,

모진 그리움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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