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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쫀이 영감 (세번째)
작성자 어진이     게시물번호 17140 작성일 2023-06-19 20:36 조회수 1572

쫀쫀이 영감 (세번째)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쓰레기통을 들여다 본 어진이가 소리를 질렀다.

~~ 이걸 버리면 어떻게~!”

“……” 

“Recycle box에 넣어야지!”

“……”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여보~, 당신 요즘에 왜 이렇게 쫀쫀하게 굴어요?”

~? 내가 쫀쫀하다구?”

그래요. 왜 이렇게 잔소리가 많아졌어요?”

~! 이게 잔소리야?”

잔소리가 아니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손녀 손자들이 쓰레기 더미 위에서 살게 되는거 몰라?!”

 

순진이는 정확하게 어떤게 recycle이되고 안 되는지를 분간하질 못했다. 그래서 어진이는 가끔 쓰레기통을 뒤졌다. 사실은 그도 냄새가 나는 쓰레기통을 뒤지는게 싫었다. 그렇지만 그의 손녀 손자들을 위해서 뒤졌다. 요즘 쓰레기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모두 원하면서 그 쓰레기가 자기가 사는 근처에 오는 것은 모두 싫어한다.

 

가능하면 3R (Recycle, Reduce and Reuse)을 지킬려고 애쓰는데, 그러는 그의 행동이 아내에게는 귀찮은 것 같았다.

그냥 편하게 살아요.” 가 아내의 생각이고,

그러면 안돼. 우리부터 솔선수범해야지!” 가 그의 생각이였다.

 

하루는 순진이가 버릴려고 묵어 놓은 쓰레기 봉지가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그냥 버릴까 하다가 한번 쏟아 보았다. 쓰레기의 삼분의 일이 recycle box에 들어가야 할 것들이였다.

여보~~ 이리와봐~!”

“……”

이거 보여?”

“……”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

“……” 그녀는 잘못을 저질은 아이가 짖는 묘한 표정을 짖고 있었다.

좀 귀찮드레도 잘 분류해 봐! 안 그러면…”

~~ 알았어~! 우리 손자 손녀들이 쓰레기…”

알긴 아네~!”

~이구~ 쫀쫀이 영감!”

돌아서면서 혼자 중얼거린 소리를 불행하게도 그가 들었다.

뭐라구 했어!”

암말두 안했어…”

정말~? 한번만 더 했다간 혼날줄 알어!”

알았습니다~ 쫀쫀이 영감님~~~” 그녀는 쏜살같이 부엌으로 도망을 갔다.

허허허…”

 

하기사 어떤 때는 그가 생각해도 좀 너무했나?” 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세탁소 주변에 굴러다니는 음료수 병이나 깡통을 줏어서 가계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지 않나, 가계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문지를 가지고 오질 않나

여보, 당신 정말 왜 이래요?”

“……”

아니~ 세상 걱정 혼자 다 하는 사람처럼…”

“……”

그리고 내 가계가 쓰레기 처리장이예요?”

미안해. 그렇지만…”

알아요! 그 놈의 손자 손녀… “

“……”

쓰레기더미…”

싸모님~, 일절만 하세요~!”

내 친구가 왜 쫀쫀하다구 했는지 이해가 되네~”

뭐라구~?”

도대체 요노무 여편네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속을 긁어?’

아직 그 때(?)는 안 된 것 같은데…’

 

어진이는 재빨리 머리 속에서 숫자계산을 해 보았다 . 아직 한달에 한번씩 있는게 있을 때는 아니었다. 주위에 있는 어진이 친구들의 아내들은 벌써 오래 전에 끝났는데, 순진이는 아직도 정확히 날짜를 마추어서 하고 있었다. 순진이는 자기가 건강해서 그렇다고 했고, 어진이는 남편을 잘 만나서 그렇다고 우기곤했다.

내가 참자! 참는 자가 복이 있느니라.’                        

 

순진이의 하루는 새벽에 일어나 어진이와 아이들의 아침과 점심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고, 어진이의 하루는 아내에게 커피를 끓여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 콩당콩당 뛰다가 세탁소에 나오면 그 때부터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다. 그녀가 맥을 놓고 의자에 앉아 있으면, 따끈한 커피를 한잔 끓여서 아내에게 바치고 그는 출근한다.

 

어제는 무엇이 그렇게 바빳는지 세탁소 청소를 못 하고 집으로 갔기 때문에, 아침부터 청소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여보, 커피 물 좀 끓여 줄래?”

알았어요.”

 

순진이는 커피물은 끓여도 커피는 꼭 어진이가 타야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좌우지간 그가 탄 커피가 맛있다고 했다.

어진이는 청소를 끝내고 커피를 탈려고 주전자를 드니, 주전자가 묵직했다.

커피 한 잔을 끓이는데 왜 이렇게 물을 많이 끓여?”

“……”

다음엔 물을 좀…”

여보~!, 그냥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커피 타 주면 않돼!?”

“……”

힘들어 쭉~겠다구~”

“……”

아침부터 꼭 그렇게 잔소리 해야돼~?”

~~ 난 그냥…”

커피 타기 싫으면 그만 둬!”

“……”

그까짓 커피 한 잔 타주면서 웬 잔소리가  그렇게 많어!”

“……”

~! 참 기가 막히네

이 여자가 왜 이래 오늘따라!’

괜히 한 마디 했다가 아침부터 신세 조지네!’

힐끗힐끗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커피를 타 우거지상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 갔다 바쳤다.

여보, 나 간다~.”

“……”

수고해~”

“……”

~ 한 마디해 주면 혓바닥에 뽀드락지 나나?’

 

~ 찜찜한 기분으로 출근을 했다.

~~,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다구 그래!’

커피 한 잔 탈건데, 웬 물을 그렇게 많이 끓여?’

커피 다섯 잔은 타겠네!’

그리고 작년 여름에 전기가 나가서 몇일 고생한 걸 몰라?’

그게다 쓸데 없는 전기를 낭비한데서 온거란 말야!’

이런 소리하면 또 나 보고 쫀쫀하다고 하겠지?’

어진이는 사무실에 앉아 있었지만 생각은 아침에 아내에게 당한 일로 꽉 차 있었다. 일을 해야지 생각은 하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 전화 벨이 울렸다.

“Hello~”

“……”

“Hello~”

나예요.”

아이구~ 싸모님~, 웬 일이십니까?”

일하면서 실수할까 봐 전화했어요.”

그래도 양심은 있으시네요~.”

양심은 무슨 양심? 아침부터 속을 긁어 놓고는…”

속을 긁긴 누가 긁었는데~?”

그만해요! 그리구 주전자 속이 보여요?”

“……”

물이 한 잔이 들어 갔는지 두 잔이 들어 갔는지 어떻게 알아요?”

왜 몰라! 그것도 짐작을 못해?”

다음부턴 아무 소리 말고 커피 끓여 줘요.”

“……”

잔소리 할려면 그만 두던지

“……”

당신이 자꾸 그러니까 쫀쫀이 영감이라는 소리 듣는거예요.”

여보, 그 소리 좀 집어 치우지 못해!”

어유~ 이러다간 또 싸우겠어요. 끊읍시다.”

바짓단 엉뚱하게 짜르지 말고 일 잘해!”

몇년 전에 딴데 정신을 팔다가, 바짓단을 짧게 짤라서 거금을 물어준게 생각이 나서 한 말이였다.

알았어요. 당신두요…”

~ 결국은 자기 잘못은 없구, 주전자 잘못이었구먼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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