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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밥을 준다기에 동부에 다녀왔다.
며느리와 생일이 같은 9 월이라 함께 초대를 받았다.
두 사람 생일모임을 함께 하자고 초대한 사람은 엑스와이프다.
비행기로 네 시간이나 날아가서, 거기서 다시 차로 두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식당에서 생일밥을 얻어먹은 것도 처음이다.
이번에는 초치(summon)가 아닌 초대가 분명했다.
비행기표를 보내오고 숙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생일밥을 얻어먹은 식당은 Keg Fallsview 지점이다.
Keg Fallsview 지점은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있는 엠버시 스윗이라는 호텔 안에 있다.
소고기의 메카 알버타주에 살면서 온타리오주까지 가서 스테이크를 먹을 일이 있느냐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곳은 Keg 지점들 중에서 뷰가 가장 좋은 곳들 중 하나다.
뷰가 좋다고 음식이 더 맛있는 거 절대 아니고,
음식이란 고독한 미식가처럼 음식에 집중하고 혼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 때 그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내 평소 소신이지만,
때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풍경도 감상하면서 식사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an oportunistic 채식주의자다.
주중에는 고기를 하루에 한끼만 먹는 것으로 육식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주말, 휴일, 여행중에는 편하게 먹고 싶은 걸 먹는다.
온건한 채식주의자라 스테이크, 생선회, 바비큐 오리 등등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언제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폭포에서 차로 20 분 쯤 떨어져있는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는 언제봐도 동화같은 마을이다.
작은 마을인데도 본토식당 뺨치게 초밥을 잘하는 일본식당과 브로드웨이 저리가라할 정도의 큰 극장 (Shaw Festival Theater) 이 있다.
이 마을에 온 이유는 연극 ‘Amen Corner’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나는 연극체질이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연극보다는 재밌게 잘 보는 편이다.
비행기 안에서는 소설을 극화한 넷플릭스 영화 Lady Chatterley's Lover를 완주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재떨이부인의 연인’ 으로 알려져 있다.
지루한 고전인데도 재미있게 잘 봤다.
토론토는 4 개월만이고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는 2 년 만에 왔다.
마치 여름으로 되돌아온 느낌이다.
알버타주는 지금 가을이 한창이다.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고 공원마다 나뭇잎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고 있다.
정작 단풍의 본고장 온타리오주는 아직 녹색여름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