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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존재했던 정권은 네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독재정권, 군사독재정권, 보수정권, 리버럴정권이 그것이다.
이승만정권은 독재정권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박정희정권과 전두환정권은 군사독재정권이었다.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정권을 통틀어 보수정권이라해도 무방하다.
나는 과거에 노태우정권을 군사독재정권으로 분류했었다.
지금은 내 해석을 변경해서 보수정권으로 분류한다.
여담이지만, 노태우정권은 군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검찰권력을 강화했다.
노태우 대통령 주변에서 그 판을 짠 장본인들이 박철언, 배명인, 김기춘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정권은 리버럴, 즉 자유주의정권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부들을 가리켜 진보정권이라고 부르는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진보정당이 존재한 적은 있어도 집권세력으로 등장한 적은 없다.
윤석열정권은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위에 분류사례로 든 어디에도 제대로 들어맞는데가 없다.
마누라가 수렴청정하는 양아치정권이라고 정의하면 합당할 것 같다.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국민의힘이 위크숍을 했다.
이 워크숍에서 윤석열은 국민의힘 당선자 전원에게 잔을 따라주며 거나하게 술판을 벌였다.
비대위원장 황우여는 “대통령을 모시고 같이 식사를 나누는 이것이 우리가 여당이고, 얼마나 자랑스럽나. 바쁘신 데도 와주신 대통령께서도 우리와 하나가 되시겠다는 아주 큰 행보”라면서 아첨을 비문으로 횡설수설 늘어놓았다.
이 날은 육군 제 12 사단 신교대에서 가혹행위로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이 있던 날이었다.
대한민국 육군 부대들 중 가장 험지에 위치하고 있어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라는 조어까지 나온 부대인데, 이 험지로 끌려간 아들이 이등병 계급장도 달기 전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으니 그 부모의 심정이 어떠할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날 집계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지지도가 서울에서 17 퍼센트로 떨어지고 40 대 지지율이 9 퍼센트, 전체 반대여론이 70 퍼센트를 넘어가는, 그야말로 정권의 숨통이 끊어지기 일보직전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와중이었다.
갑자기 45 년 전 어느 날이 기억난다.
1979 년 10 월 17 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유신선포 7 주년 기념만찬이 열렸다.
그 자리에서도 대통령이 참석한 술판과 노래자랑이 벌어졌었다.
같은 시간 부산에서는 대규모 시민항쟁으로 파출소들이 줄줄이 불타고 부산시청이 시민들에게 점령당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중이었다.
당시 축하만찬장에서 유정회 대변인이었던 정재호도 비슷한 아첨을 주절거렸었다.
“조국근대화를 향한 각하의 뜨거운 눈동자 가장자리에는 항상 눈물이 괴어 있습니다. 눈물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렇게 풍만한 인정과 뜨거운 집념의 영도자를 받들어 모신다는 것은 나의 행복입니다. 우리 오늘 유신 7 주년을 맞아 신명을 바쳐 일할 것을 함께 다짐합시다”
술판이 끝나고 9 일 후 박정희는 비명횡사했다.
어제 어느 보수진영 출신 한국 정치인이 여당 워크숍을 춘향가에 비유한 대목은 시의적절하다.
金樽美酒天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그 춘향가를 오늘의 언어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금잔의 향긋한 술은 이태원에서 불귀의 객이 된 희생자들의 피요
옥쟁반의 기름진 고기는 불량수류탄,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병들의 살점이라
촛농이 떨어질때 자식 가슴에 묻은 채상병 부모 눈물 떨어지고
어퍼컷 미친놈 고함과 노랫소리 높은 곳에 국민들의 탄핵함성 높아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