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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로컬사이트에 올린 글이 또 포털에 올라갔다.
조회수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하고 원글쓴이로서 주목을 받았던 게 벌써 몇 차례다.
개인적으로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남들의 주목을 받는 것보다,
내 공간에서 내 일상을 자유롭게 즐기면서 making it count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내가 가끔 이런 저런 글을 쓰는 이유는 뭔가를 설득한다거나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시간이 남아돌아 심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글을 족집게처럼 골라내 퍼블릭에 알려주는 인공지능의 직관력과 통찰력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한국에서 티미를 만났다.
일부러 찾아간 건 아니고 남대문시장에서 명동가는 길에 우연히 만났다.
그랜드센트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어디서 많이 들어보긴,
나는 몇 달 전 이 빌딩에 새로 입점했다는 티미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티미가 한국에서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한편 대견하면서도,
아메리카노 미디엄 한 잔을 4 달러에 팔고 있다는 말을 들은지라 한국에 가더라도 티미에 가는 일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니 이역만리 타국에서 동네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일단 들어가 보았다.
마침 내가 점심을 산터라 일행이 커피는 자기가 사겠다기에 아이스캪(아이스카푸치노) 미디엄을 부탁했다.
10 월 중순인데도 서울날씨는 에드먼튼의 한여름처럼 더웠다. (이 날 낮 최고기온 26 도)
잠시후 “000 번 고갱님 아이스카푸치노 두 잔 나왔습니다” 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일행이 카운터에 가서 아이스캪 두 잔을 받아왔다.
이렇게 생겼다.
“딴 사람꺼 잘못 가져온 거 아니야? 이거 아이스캪 맞아? 아이스라떼잖아?”
일행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카운터에 갔다가 돌아왔다.
“아이스캪 맞다는데..그리고 사이즈는 이거 한 가지밖에 없대”
스트로로 저어보니 슬러쉬한게 아이스캪이 맞긴 맞는 모양이었다.
“근데 이 얼음덩어리는 뭐야?”
마셔보니 아이스캪인건 분명한 것 같은데, 맛이 좀 다른 것 같았다.
단맛이 강하고 보리차향 같은게 났다.
나는 커피매니아는 아니지만, 커피취향은 뚜렷한 편이다.
신미가 있고 쓴맛도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원두를 갈아 종이에 내려먹는 스타벅스 브루드 커피를 주로 주문한다.
한국여행할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 나라는 커피가 비싸다.
스타벅스 브루드 벤띠가 5 불, 티미 아메리카노 미디엄이 4 불 이런 식이다.
하루 커피값이 10 달러가 넘게 들때가 많다.
티미 아이스캪은 본토(캐나다)에서 스몰에 해당하는 사이즈 하나밖에 없는데 가격은 5,100 원이다.
그래도 일반커피에 비해서는 비싼 정도가 덜한 편이다.
이번에 가격이 합리적이면서 맛도 괜찮은 커피를 발견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브랜드인 건 맞는데, 졸리비(필리핀계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가 지배주주다.
테이크아웃은 1,500 원, 매장에서 마시면 2,500 원이다.
비오는 날에는 명동에 있는 옛날식 다방 ‘가무’에 가보자.
평소에는 입에 대지 않는 달다구리 비엔나 커피를 마시면서 retro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
티미 말고 가무 멤버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