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비행기 뒤집히던 날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8719 작성일 2025-02-18 19:42 조회수 666

 

==============

 

img.jpg

 

토론토 유니온 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은 페어몬트 로얄 요크 호텔이다.

사진은 내가 4 년 전 쯤 찍은 건데, 

프론트카운터 직원(중국계)이 ‘탁 트인 뷰’를 가진 룸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이 사진을 꺼내 보고서야 다시 깨닫게 됐다. 

거의 모든 룸이 고층빌딩들에 가로막힌 뷰 였을텐데, ‘탁트인 시티뷰’를 달라는 나의 요청을 받은 직원은 한참동안 키보드를 두드려댔었다.

 

img.jpg

 

과거 CP 계열이었던 이 호텔은 원래부터 열차승객들을 위해 지은 숙소다.

역세권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역과 연결되어 있다.

역에서는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지하 PATH를 통해 호텔로 도보이동이 가능하다. 

1929 년에 오픈했으니 올해로 96 년 된 유서깊은 숙소다.  

 

5성급이라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오랜 기차여행 후에 우버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라 처음부터 이 호텔로 예약했다. 

토론토 다운타운 4성급 호텔들은 가격이 전혀 4성급답지 않으므로 웬만하면 몇 십 불 더 주고 그냥 페어몬트로 가는 게 맘편하다. 

 

UP Express도 가까워서 공항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img.jpg

 

스탠다드 킹사이즈는 방도 크지 않고 보기에도 평범하다.

요즘 변두리 모텔에도 다 있는 스마트 TV도 없다. 

고풍스런 호텔이라 그런지 역시 고풍스러워 보이는 구형 LG TV가 침대앞에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다만 카핏와 메트리스가 고급이라는 건 걸어보고 누워보니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메니티는 르라보 ROSE 31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숙소에서 가장 싸구려 방이긴 하지만,

역시 족보가 있는 싸구려 방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img.jpg

img.jpg

img.jpg

 

19 세기 말부터 20 세기 초에 지어진 페어몬트 호텔들 중에는 역사적 사연이 얽힌 영가가 떠 돈다는 (haunted) 소문이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토론토에 있는 페어몬트 로얄 요크 호텔도 그 중 하나다. 

 

망설이다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 호텔을 예약할 때 나 혼자 중얼거린 말이 있었다. 

I am feeling a ‘cosmic pull’ to the hotel (우주적인 기운이 나를 이 호텔로 이끌고 있구나..) 

 

그래서 이 호텔에 숙박을 하게 된 것인데, 

숙박 첫 날 밤 꿈을 꾸었다.

 

애들이 생일때 머리 위에 쓰는 금박지로 만든 왕관 같은 걸 쓴 웬 할머니가 몹시 화가난듯한 얼굴로 나타나 딱 두 마디를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내일 중으로 토론토를 떠나라. 곧 비행기가 뒤집혀 땅에 내릴 것이니..”

 

“그 두 명은 반드시 죽는다” 

 

 

다음 날 아침 아침산책을 위해 로비로 내려갔다.  

거리에는 거센 바람과 함께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토론토를 비롯한 온타리오 주 전역에 폭설경보가 발효중이었다. 

 

산책을 포기하고 호텔로 다시 들어왔다.  

 

 

img.jpg

 

엘리자베스 2 세 (2022 년 9 월 8 일 사망) 부부가 이 호텔에 2 박 3 일 동안 묵었던 모양인지 부부의 서명이 담긴 방명록이 한 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하긴 캐나다 각 도시의 페어몬트 호텔들에는 거의 예외없이 엘리자베스 2 세가 숙박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토론토를 상징하는 이 호텔이야 두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엘리자베스 2 세란 3 년 전 한국 대통령 부부가 일으켰던 조문사기사건으로 한국에 잘 알려진 그 여왕을 말한다. 생전에 기가 세기로 유명했던 여왕 귀신의 강력한 저주를 받았는지 그 사기꾼 부부는 곧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어젯밤 꿈에 나타난 왕관 쓴 할머니의 조언대로 하루 일찍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 비행기는 1 시간 30 분 간 출발이 지연됐는데, 폭설로 도로가 엉망이 된 바람에 퍼스트오피서(부기장)가 공항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역대급 겨울폭풍이 밀어닥치기 수 시간 전에 토론토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배가 뒤집혔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비행기가 뒤집혔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데, 

 

구사일생의 위기를 겪은 델타항공 부상 승객들이 빨리 쾌유하기를.. 

 

 

img.jpg

img.jpg


6           0
 
운영팀  |  2025-02-19 09:09         
0     0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근데 정말로
“내일 중으로 토론토를 떠나라. 곧 비행기가 뒤집혀 땅에 내릴 것이니..” 이것을 꿈으로 꾸셨다는거죠? 놀랍습니다

--------------------------

 
==============
 

 
토론토 유니온 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은 페어몬트 로얄 요크 호텔이다.
사진은 내가 4 년 전 쯤 찍은 건데, 
프론트카운터 직원(중국계)이 ‘탁 트인 뷰’를 가진 룸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이 사진을 꺼내 보고서야 다시 깨닫게 됐다. 

거의 모든 룸이 고층빌딩들에 가로막힌 뷰 였을텐데, ‘탁트인 시티뷰’를 달라는 나의 요청을 받은 직원은 한참동안 키보드를 두드려댔었다.
 

 
과거 CP 계열이었던 이 호텔은 원래부터 열차승객들을 위해 지은 숙소다.
역세권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역과 연결되어 있다.
역에서는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지하 PATH를 통해 호텔로 도보이동이 가능하다. 
1929 년에 오픈했으니 올해로 96 년 된 유서깊은 숙소다.  
 
5성급이라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오랜 기차여행 후에 우버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라 처음부터 이 호텔로 예약했다. 
토론토 다운타운 4성급 호텔들은 가격이 전혀 4성급답지 않으므로 웬만하면 몇 십 불 더 주고 그냥 페어몬트로 가는 게 맘편하다. 
 
UP Express도 가까워서 공항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스탠다드 킹사이즈는 방도 크지 않고 보기에도 평범하다.
요즘 변두리 모텔에도 다 있는 스마트 TV도 없다. 
고풍스런 호텔이라 그런지 역시 고풍스러워 보이는 구형 LG TV가 침대앞에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다만 카핏와 메트리스가 고급이라는 건 걸어보고 누워보니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메니티는 르라보 ROSE 31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숙소에서 가장 싸구려 방이긴 하지만,
역시 족보가 있는 싸구려 방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19 세기 말부터 20 세기 초에 지어진 페어몬트 호텔들 중에는 역사적 사연이 얽힌 영가가 떠 돈다는 (haunted) 소문이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토론토에 있는 페어몬트 로얄 요크 호텔도 그 중 하나다. 
 
망설이다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 호텔을 예약할 때 나 혼자 중얼거린 말이 있었다. 
I am feeling a ‘cosmic pull’ to the hotel (우주적인 기운이 나를 이 호텔로 이끌고 있구나..) 
 
그래서 이 호텔에 숙박을 하게 된 것인데, 
숙박 첫 날 밤 꿈을 꾸었다.
 
애들이 생일때 머리 위에 쓰는 금박지로 만든 왕관 같은 걸 쓴 웬 할머니가 몹시 화가난듯한 얼굴로 나타나 딱 두 마디를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내일 중으로 토론토를 떠나라. 곧 비행기가 뒤집혀 땅에 내릴 것이니..”
 
“그 두 명은 반드시 죽는다” 
 
 
다음 날 아침 아침산책을 위해 로비로 내려갔다.  
거리에는 거센 바람과 함께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토론토를 비롯한 온타리오 주 전역에 폭설경보가 발효중이었다. 
 
산책을 포기하고 호텔로 다시 들어왔다.  
 
 

 
엘리자베스 2 세 (2022 년 9 월 8 일 사망) 부부가 이 호텔에 2 박 3 일 동안 묵었던 모양인지 부부의 서명이 담긴 방명록이 한 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하긴 캐나다 각 도시의 페어몬트 호텔들에는 거의 예외없이 엘리자베스 2 세가 숙박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토론토를 상징하는 이 호텔이야 두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엘리자베스 2 세란 3 년 전 한국 대통령 부부가 일으켰던 조문사기사건으로 한국에 잘 알려진 그 여왕을 말한다. 생전에 기가 세기로 유명했던 여왕 귀신의 강력한 저주를 받았는지 그 사기꾼 부부는 곧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어젯밤 꿈에 나타난 왕관 쓴 할머니의 조언대로 하루 일찍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 비행기는 1 시간 30 분 간 출발이 지연됐는데, 폭설로 도로가 엉망이 된 바람에 퍼스트오피서(부기장)가 공항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역대급 겨울폭풍이 밀어닥치기 수 시간 전에 토론토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배가 뒤집혔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비행기가 뒤집혔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데, 
 
구사일생의 위기를 겪은 델타항공 부상 승객들이 빨리 쾌유하기를.. 
 
 

clipboard  |  2025-02-20 19:08         
0     0    

꿈에 나타난 할머니의 말 중 하나는 맞았고,
그 부부는 반드시 죽는다는 예언이 남았는데,
빨리 김건희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 10 대 명산에서 큰 굿판을 벌이도록 건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글 복수를 목표로 이혼을 시작하면 그 비극은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전글 캐나다 대륙횡단열차를 타보니 ..
 
최근 인기기사
  캘거리 선리지 몰 유명 프랜차이..
  부하 동성애자 경찰관 모욕한 경..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캐나다 주..
  피비 마트, 업체 사칭 웹사이트..
  캘거리 아파트에서 15만 달러 ..
  트럼프, 상호관세로 전 세계에 ..
  앨버타 쿠츠 국경 밀입국, 1명..
  중고물품 거래 탈취 강도범들 검.. +1
  캘거리, 미 관세 영향 가장 크.. +1
  곤덱, “주수상, 고가 철로 영..
  주정부, 취업 가능 장애인 지원.. +1
  주정부 공지) 장애인 주민들의 .. +1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