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때 원 없이 놀다보니 몇 과목을 F 받았다. 군대 갔다 와 정신 차리고 2학년 복학해서 열심히 재수강 들었다. 그런데 차일피일 하다 1학년 2학기 독일어 재수강을 4학년 2학기에 신청하게 되었다. 교양필수는 이수 안하면 졸업 못한다.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4학년 2학기 되자마자 취직이 되었다. 그때는 세월이 좋아서 몇군데 회사 놓고 골라서 갈 때였다. 학교에서는 완전히 빠진 갈참인데 회사 가니 신입사원 연수 받는 군기 바짝 든 쫄병이다.
독어 교수를 찾아갔다. 그 양반 깐깐하기로 소문 나 분인데. "제가 이번에 재수강 해야 하는데 취직이 되었습니다." "어, 그래. 축하한다. 수업을 안 들어와도 되는데 시험을 봐야 되고 어느 정도 점수가 되야지."
시험 보는 날 출근해서 과장에게 "오늘 시험이 있습니다." "그래? 시험 보고 회사 안 와도 되. 친구들도 만나고 내일 출근 하라구." 아... 좋다!!
오랫만에 학교를 갔다. 우중충한 교양학부 건물, 마침 3학년 후배가 있다. 후배는 내게 "형, 내가 앞에 앉을테니 내걸 보고 써요." 교수님이 들어와 시험지를 나눠주고...
후배 뒤에 앉아 고개를 쑥~~ 빼고 앞을 보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덜미를 움켜 쥐고 "야, 이놈아. 네꾸따이(넥 타이의 일본 발음) 값이나 해라."
국제 깡패 트럼프 일당에게 말해주고 싶다. "양복 값이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