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덕장
雲溪 박 충선
무리지어 떠돌던 청정 바다
어부의 그물에 걸려
그물태로 가는 곳 어디더냐 ?
눈 덮힌 덕장에
하늘로 입을 열어 恨 을 토해 내며
덕목에 줄줄이 아가미 엮이은 아픔
싱싱하던 명태
파도 위에 유언 남기고
구만리 장천의 꺾태 였구나
칼 바람 겨울 볕에
꾸득 꾸득 말라 들며
높은 산 계곡에 뿌려대는 비린 영혼
잔인한 인간의 먹걸이로
알몸으로 얼고 녹으며
백태,흑태로 숭늉빛 황태로 변하는 주검
더러는 심통난 바람에
눈 밭속에 떨어저
이삭처럼 낙태(落太)되어 떨고 있구나
어서 엄동설한 지나
생태 동태 북어 코다리 황태로
부드러운 속살 제상(祭床)에나 받치자꾸나
덕걸이 인부
고랑대에 걸어논 잿빛 시름
황태의 뼈속 까지 얼어붙듯 깊어 지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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