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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계 박 충선 시인의 "빈 지게에 향기를 지고"를 읽고
작성자 민초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997 작성일 2009-01-18 21:58 조회수 1657
운계 박 충선 시인의

       "빈 지게에 향기를 지고"를 읽고

민초  

캘거리 한인 문인협회 회원 운계 박 충선 시인이 빈지게에 시향을 가득 지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시인은 말한다 시를 얼마나 좋아 했기에 시를 쓰는 시간 만큼은 아내에게 외로움을 선물해야 했고 자식들은 잠시 잊혀져 있었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을까 이 한줄의 어구에서 절절한 아내의 사랑과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시향에 넘쳐나 독자들의 마음을 숙연케 한다

처녀 시집을 출간한 박 시인은 총 178편의 시를 6장으로 엮어 출간을 했는데 근래 한국의 문단에서는 보통 한권의 시집의 출간은 많아야 80편 전후인데 178편의 시를 한권 분량에 묶었슴은 2권의 시집을 펴 내었다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 얼마나 산고의 아픔과 시를 사랑함이 있을까를 깊게 느끼게 한다

특히 6장의 겨울산은 이민 2세들을 위하여" 네가 여기에/with you" 및 "울고 있는 도시 /A crying city" 등 7편을 영시로 번역하여 출간되었슴이 이 시집의 진가를 더욱 빛내 주고 있는것 같다 우선 네가 여기에의 작품에서 /잔잔한 호수가운데/ 홀로/떠 있는 섬/ 바람에 일렁이는/물결이 있어/외롭지 않네/구만리 장천/홀로/ 떠 도는 구름/흩어져 없다/다시 피어 나니/하늘은 외롭지 않다/ 황량한 지편선/일몰의 노을/붉게 찾아와/벗 하다/어둠이 되니/외롭지 않네 /<중략>

나는 이 작품에서 우리 이민자들의 삶을 엮어내는 화자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나 또한 울적한 마음이다 잔잔한듯 세상 모르던 철 없던 시절 세파에 시달려 여기까지 온  우리들 멀고 먼 이국 땅 구름 한점이 되어 북풍에 나부끼는 하뉘구름으로 흘러도 외롭지 않게 살아 왔고 살아가는 한 시인을 본다 믿음에 대한 신념과 시 사랑의 곧은 절개는 척박한 땅에서 악전고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생들의 연륜이 불에타 석양 노를을 적셔도 성실히 살아온 삶은 부끄럽지 않고 슬프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 어찌 화자의 마음뿐이랴 우리 전부는 나그네로 이 시에 공감을 갖지 않을 독자는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이번에 출간된 178편의 주옥같은 작품을 읽으며 도대체 시란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케 하며 다시 반추케 하느데
문득 공자의 말씀중 논어 계시편에 시를 배우지 않고는 말을 할게 없다는 말이 떠 오른다 즉 단순히 시(詩)와 언(言)
의 관계만을 강조한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를 배우고 쓴다는 것은 곧 말을 배운다는 지극히 간단한 논리이기에
시인의 말은 포괄적인 면에서 은유의 깊이 정의롭고 사회에 대한 나갈 방향을 표현하고 있음을 시사 한다
다시 말하면 시는 그 효용이나 위의 (威儀)에서 보편성이상의 진실을 요구하며 시는 진리이며 단순성이지만 그
대상에 덮혀있던 상징과 암유(暗愉)의 때를 벗겨서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고 비정하고 순수하게 될 정도로 짜여져야함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부언을 한다면 인식하는 일 인식하는 자아에서 존재를 성찰하는 일 현실과 성찰과의 사이에서 마찰하는 갈등과 고뇌를 해소 하는일 등을 음미하여 쓰여진 작품이 화자가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그 뜻을 전파함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다시 "빈지게" 를 음미해 보면 /삶의 끝자락은 빈지게/ 지게 꼬리 꼭 잡고/ 바람불어 날아가는 검불지고/ 이쯤에서
내려놓자/ 욕망도 질시도 인연도 한도/사랑마져도/ <중략> 일연과 이연을 읽으면서 앞의 시 겨울산과 비교를 하면
생의 허무를 달관한 시인의 깊은 생존의 철학이 독자들의 마음을 질타해 주고 있다

5장에서 에델바이스 꽃을 상상하며 "소리가 있어" 를 한편더 감상해보자 /나는 빨간 스카프/두르고 걷는다/ 흰 눈위로/ 구르는 햇살 소리에/ 겨울 오솔길/ 나는 빨간 스카프/ 흔들며 노래한다/ 꽃샘 바람에/ 터지는 꽃 망울 소리에/사랑 노래를/ 나는 빨간 스카프처럼/ 붉게 취한다/ 햇볕에 익어가는/ 포도 송이처럼 영그는/ 시인의 노래/ 이는 소리가 있어의 전문이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말한다 젊은 날 봄날에는 선정적인 빨간 휘장으로 세상을 휘어 잡았었건만 어느덧 내 청춘 겨울을 맞이해서 하이얀 눈 쌓인 오솔길을 걸어보니 그 옛날 젊었을때 피어났던 꽃 바람이
사랑으로 전파되는 추억 그 추억이 싱싱한 포도송이 처럼 익어가는 나날을 찬미한다 허무속에서 찾아오는 한편의 수채화는 화자 인생을 다시 반추케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시인이 한권의 시집을 출판해서 세상에 내어 놓고 독자들이 이 한권의 시집을 읽으면서 보통 3편에서 5편의 작품이 독자들의 뇌리에 남게 할수있는 작품을 발표했다면 이 시인은 훌륭한 시인이라는 문학평론가의 말을 들은적이 있다 평론가가 아닌 내가 어떤 평을 하랴만 운계 시인의 작품 한점 한점을 읽으며 한 작품도 허수히 읽을수 없게 하는 매력이 나를 황홀케 했다 이렇게 주옥같은 작품을 출간했기에 모국의 열린문학과 국제문예에서는 이조시대의 명 어사 박 문수를 그리는 황금마패문화 본상을 추천케 되었고 당당히 해외 교포로서 이상을 받게 되었슴은 캘거리 문협의 영광이며 캐나다 교민들의 자랑이라고 밝혀두고 싶다

계속 아름다운 작품을 발표해 메말라 가는 교민정서에 등대불역활을 해 주기를 갈망해본다 나아가 2집 3집 계속 아름다운 작품을 출산하여 이민 문학에 우뚝선 거목으로 성장을 함과 동시에 끝없느 문운이 함께 하기를 빌며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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