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로 속도 조절…픽업트럭도 연기

전기차 판매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의 일부 전기차 모델 출시를 1~2년 미뤘다. 최근의 수요 둔화 흐름을 반영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가담하고 나선 것이다.
포드는 4일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었던 좌석 3열짜리 대형 SUV 전기차 생산을 당초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오크빌 공장은 포드가 지난해 18억 달러를 들여 내연기관차 조립공장을 전기차 생산 단지로 전면 개편하려고 계획했던 곳이다. 2,700명의 직원을 고용할 예정인 이 공장은 전기차량과 배터리 팩 조립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드는 공장 건설이 연기되면서 일부 직원은 남겠지만 해고되는 직원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공서열에 따라 일정 기간 소득 보장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는 “3열 전기차 소비자 시장이 좀더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추가적인 시간을 통해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활용하는 등 고객에게 향상된 내구성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오크빌 공장을 전기차 생산단지로 개편하는 작업은 예정대로 올 2분기 중 착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미국 테네시주 서부 지역에 건설 중인 신규 공장에서 최대 50만 대 규모로 생산할 방침이었던 전기 픽업트럭도 출시 시점도 2025년 말에서 2026년으로 늦췄다.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서만 47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본 포드는 올 2월 신규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시설 투자를 일부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는 올해 세전 손실이 50억~55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드의 오크빌 공장은 연방 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가 포드의 투자를 보장하기 위해 각각 2억9,500만 달러를 제공했다.
작년 10월 제너럴모터스(GM)도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에서 예정했던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1년 연기하는 등 최근 전기차 업계의 투자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기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2.7%로 둔화됐다. 이는 지난해 매출 7.6% 증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신차 판매량은 약 5% 증가했지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1%로 떨어졌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