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재스퍼 장로교회 김재학 목사
3년여 전 마니토바의 주도 위니펙에서 미국 국경 방향인 남쪽으로 약 80km 지점에 있는 인구 약 1,000명의 조그만 시골 마을 오토번에 도착하였다.
이 작은 시골의 신학교에서 처음 LG전자레인지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란 보통의 느낌과 달랐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전자 레인지 뿐만 아니라 ‘낸’이라는 영국계 여성 노인은 현대의 소나타를 몰고 다니면서 자기 차 자랑을 많이 할 뿐 아니라 한국 학생들을 포함한 국제 학생들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분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약 1년6개월을 보낸 뒤 약간은 더 큰 시골인 재스퍼(상주 인구 약 5,000명)로 재스퍼 장로교회를 섬기기 위하여 오게 되었다.
이웃집 캐나다인이 사용하는 세련된 한국차량을 포함한 많은 한국산 차량들, 학교나 병원, 은행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더 많은 한국산 컴퓨터들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있는 목사관은 기차길가에 있기에 CN 철도를 이용하여 캐나다의 전역으로 이송되는 컨테이너들을 보게 될 기회가 많다.
중국의 이름이 새겨진 컨테이너 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현대나 한진의 이름이 새겨진 컨테이너들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함을 느낀 사람이 재스퍼 지역의 직전 한인회장님과의 이야기를 통하여 나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캐나다 락키의 깊숙한 곳,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에드먼튼과는 차량운전으로 4~5시간이나 떨어진 이곳 재스퍼 마을의 도로공사에 사용되는 굴착기가 현대에서 생산된 것임을 알고 너무 감격하여 사진을 기념으로 찍을 때 현장에서 일하는 캐나다인들은 한국산이 좋다고 내 기분을 한껏 올려 주었다.
캘거리에 비가 많이 왔고 또 비가 많이 올 것임을 일기예보를 통하여 알면서도 한인회 사무장의 친절이 너무 고마워 약간의 모험을 각오하고 캘거리 행을 감행하였다.
비가 많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하였을 때 입구에서 웅성되는 입장객들을 보았을 때의 흥분,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상영된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비디오는 본 공연을 보지 않고도 5시간의 운전을 하고 온 보람이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가끔 어이없는 질문들(예컨데 ‘니네 나라는 백화점이 있니’ ‘수영장이 있니’등등) 을 받고서 집에 와서 이야기 할 때, 풀어야 할 나의 과제물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 해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시골학교여서인지 오터번이나 여기 재스퍼에서 사용하는 한국의 자료는 20년 심지어는 40여년 전의 자료들이었다.
한인회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귀빈들의 인사도 나에게는 전혀 견디기 힘든 순서가 아니었다. 마침내 본 공연이 시작될 때 ‘한국에서 내가 한번이라도 이런 공연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가’를 질문하게 되었고 답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한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는 종류의 공연에 5시간의 운전을 한 뒤 참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를 생각하며 공연을 감상하였다.
청중의 대략 30%는 나 같은 한국인 친구의 초대로 온 캐나다인(한국계가 아닌)들 같았다.
캘거리에서 이슬람권(시크교도) 캐나다인들을 전도하는 선교회의 총책임자인 친구 웨인 박사는 탄성을 하며 온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박수를 연발한다. 감상 후에 한 한 마디…
The Korean cultural show was a new experience for me. I found it very colourful and interesting. The performers were very skilled in playing their instruments and singing. The young elementary school girl who sang at the end was exceptionally for her age.
나도 이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돌아올 때 홍수에 잠긴 고속도로로 인하여 3시간 정도 지체되긴 했지만 기억에 남을 좋은 연주회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앨버타 주의 한국전 참전용사회 부회장, 그리고 L장로님의 친절을 받게된 것은 예상 밖의 덤이었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던가. ‘저 뒤에 침을 질질 흘리고 계신 어르신들…’ ‘남는 것은 사진뿐입니다. 사진 언제든지 찍으셔도 좋습니다.’라는 코멘트는 친구에게 설명(통역)하기가 쉽지 않은 표현이었다.
한인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수고한 모든 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7/22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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