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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 전혀 다른 나라(1) 강현
보스턴을 출발한 차이나 버스가 허드슨 강을 건너 맨하튼에 접어들었을 때, 내가 이 도시의 여행일정을 너무 짧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치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곳을 다시 찾아 온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 년도 더 됐을 것 같은 고풍스런 건물들, 형형색색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여러 나라 글로 된 간판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거리. 일요일 오후 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가득 메운 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자동차들, 낙서와 요상한 벽화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 건물벽, 길거리에 널려 있는 쓰레기, 한 마디로 맨하튼이 내게 준 인상은 요란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눈에 익은 풍경들이었다.
미국 과 캐나다의 여러 대도시들을 두루 다녀 봤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 이었다.
보행자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제 멋대로 길을 건너 다니는 바람에 가뜩이나 교통체증에 묶여 도착이 지연되고 있던 버스는 예정시간에서 30 분을 넘기고서야 종착지점으로 여겨 지는 한 길거리 정류장에 들어섰다.
그것도 스피커 볼륨을 크게 올려 놓은 채 정류장을 점령하고 있던 한 아큐라 스포츠카를 경적을 울려 몰아 내고서야 간신히 정류장에 들어 설 수 있었다.
아까부터 혼자 뭐라고 영어로 욕설을 중얼대고 있던 30대의 중국인 운전사는 버스가 도착 하자마자 버튼을 눌러 차문을 열더니 승객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휑하니 나가 버린다.
드디어 맨하튼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다. 끝 간데 없는 한문 간판들이 뒤덮고 있는 길거리는 온갖 종류의 상인들과 몰려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거리 풍경을 몇 컷 찍고 있는데, 별 볼일 없이 배회하는 시늉을 하던 웬 흑인이 다가 오더니 귓속말로 롤렉스 시계가 있는데 2 백불 에 사지 않겠느냐고 수작을 걸어온다.
들은 척도 안하고 찍은 사진들을 LCD 모니터로 확인한 뒤, 곧장 인터넷을 통해 미리 주소와 약도를 알아 둔 J & J 라는 선물가게를 찾아가서 메트로카드 1일권을 7 불을 주고 구입했다.
당초 계획은 GREYLINE LOOP TOUR (‘슬픈 연가’ 의 김희선 과 ‘순창고추장’ 의 차승원이 타고 다녔던 빨간색 2층 버스) 의 48 시간짜리 티켓을 끊어 맨하튼의 주요 포인트들을 섭렵하면서, 벼르고 별렀던 메트로폴리탄 미술박물관을 관람하고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을 두 편 보는 것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3시간짜리 크루즈 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뉴욕 지하철과 시내버스 의 이용방법을 공부 한 뒤, 우선 이 곳에서는 나 같이 혼자 다니는 자유여행자가 관광버스를 타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음호에 계속)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12/2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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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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