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뉴욕, 그 전혀 다른 나라 (2) _ 강현(에드몬톤 교민)
교통체증의 정도에 따라 버스와 지하철, 걷기를 적절하게 선택하여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맨하튼 에 도착하고 난 뒤에야 박물관 과 뮤지컬 공연 관람 그리고 맨하튼 섬 일주 크루즈 세 가지 모두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 가지를 하는데 필요한 10 여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 정도로 이 도시의 요란한 첫 인상과 익숙한 곳에 되돌아 온듯한 이상한 느낌이 나를 사로 잡은 것이다.
아무튼 나는 ‘미국식 사고방식’으로 뉴욕여행 계획을 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뉴욕에 도착해서야 처음으로 깨달았다.
한마디로 뉴욕은 내가 알고 있는 미국이 아니었고 별개의 문화와 캐릭터를 가진 전혀 다른 나라처럼 보였다.
나는 에드먼턴 에서 거의 한달 가까이에 걸친 정보분석(?) 끝에 정교하게 짠 일정을 미련 없이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짰던 계획은 이 도시에서는 9 박 10일 일정 에나 어울릴만한 것이었다.
오후 1시 30분. 우선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나트랑 이라는 이름의 월남국수집 을 찾아 갔다.
수잔 서랜든 이 자주 찾는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캘거리 연방정부 청사 맞은 편에 있는 내 단골식당 국수 맛이 더 나은 것 같았다.
식당을 나와 CANAL STREET를 따라 좀 걷다 보니 도깨비시장 같은 곳이 나왔다. 짝퉁 시장이었다. 진짜 유명 브랜드의 재고인지 장물인지, 아니면 가짜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상상도 할 수 없는 싼 가격에 물건들이 팔리고 있었다.
수십 개에 달하는 향수 전문점들이 도로 양쪽에 늘어서 있었는데 하나같이 중동 계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보스나 폴로 같은 좀 오래된 브랜드들을 백화점의 3 분의 1 정도 가격에 팔고 있었다. 120mm짜리 폴로 와 폴로 불루를 각각 20 불씩에 후려쳐서 하나씩 구입했다.
그자리 에서 포장을 뜯어 향을 확인했다. 다른 건 몰라도 고급향수의 향을 똑같이 가짜로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우선 숙소에 가서 체크 인 하고 가방을 떨궈놓기 위해 PENN STATION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라 탔다.
한때 악명 높던 뉴욕의 지하철은 생각했던 것 보다 안전하고 깨끗했다. 흠이 있다면 차량이 낡고 협소하다는 점이었다. 지하철 구내의 통풍시설 역시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은지 덥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시내곳곳에 정복경찰들이 장승처럼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째려보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사복차림의 짭새(?)들이 깔려 있는 것도 우리 세대 특유의 감각으로 알아낼 수 있었지만 검문을 하는 것은 뉴욕에 있는 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이틀간 묵을 숙소는 30 번가 와 8th Avenue 코너에 있었다. ‘맨하튼 인’ 이라는 한글간판이 보였다.
내 방은 4 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걸어 올라가야 했다. 서 너 평 넓이의 초록색 카펫이 깔린 방에는 2층 침대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유스호스텔에 묵어 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보스턴의 별 네 개짜리 호텔에서 지내다가 이곳에 묵자니 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곧 생각을 고쳐 먹었다. 어차피 잠만 잘 것을. 그래도 이 가격이면 라스베가스 에서는 특급호텔에도 묵을 수 있는데, 젠장.
그나마 청결한 방과 제대로 구색을 갖춘 욕실이 딸려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가방은 방에 두고 비행기표 와 당장 필요 없는 현찰, 그리고 한 개를 제외한 나머지 크레딧카드 들은 프런트 데스크의 안전금고에 보관했다. 가급적 여행자 티가 나지 않는 차림으로 숙소를 나섰다.
(다음호에 계속)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12/9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01-04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캘거리-인천 직항 내년에도 - ..
  앨버타 최고의 식당은 캘거리의 ..
  (종합) 앨버타 두 곳 대형 산..
  캘거리 대학 ‘전례 없는’ 상황..
  캘거리, 에드먼튼 타운하우스 가..
  캘거리 일회용품 조례 공식적으로..
  전국 최고 임금 앨버타, 어느새..
  캐나다 생활수준 40년 만에 최..
  캘거리 주민들, 인근 소도시로 ..
  세입자, 모기지 가진 집주인보다..
댓글 달린 뉴스
  주정부, 여성 건강 및 유아 생.. +1
  요즘은 이심(E-Sim)이 대세... +1
  에드먼튼 대 밴쿠버, 플레이오프.. +1
  캘거리 시의회, “학교 앞 과속.. +1
  “범죄 집단에 비자 내주는 캐나.. +1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마침내..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