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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이야기 (마지막편)
유서 이야기 (마자막편) 이민와서 살아보겠다고 물불 안가리고 열심이 뛰었던 한국의 아줌마들! 얼마나 열심이 살았느냐 말이다!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서 하루에 24시간이 모자라게 살지 않았는가! 그렇게 열심이 산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도 속상하는 일이데…… 애써 모아놓은 재산(?)이 자기가 원하던 쪽으로 써지지 않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세상 떠난 아내가 어디선가 보고 있다면 그 심정은 기가 막히리라! 가끔은 세상 떠난 아내의 산소에 꽃이라도 들고 찾아간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데 헌 아내의 자취는 옛날 고리짝에 잊어버린듯 살고 있으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자식들은 찬밥 신세가 되고 알량한 남편이라는 사람은 새장가들어서 싱글벙글하면서 살고 있고…… 불쌍한 자식들이 “엄마, 왜 이렇게 일찍 갔어~!” 하며 눈물을 글썽인다면…… 아마 긴머리 풀고 꿈에 나타나 남편의 목을 조르지 않을까? 순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나는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하다 말고 무슨 생각을 해?”순진이의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어~ 어~~” “무슨 생각을 했느냐니까!” “아무 생각도 않했어” “안하긴~ 분명히 했는데”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나니까, 약간 이해가 되긴 하는데…” “뭐가 불만이야? 아직도 할 말이 있어?” “너무 불공평해” “그게 여자와 남자의 차이이고, 모성과 부성의 차이야!” “뭐~ 모성이나 부성이나 그게 그거지!” “천만의 말씀!” “……” “남자들은 새장가 갈 생각부터 하지만 여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식 먹여 살릴 궁리부터 한다구~ 알기나 해?” “……” “혼자 된 여자들을 보라구~ 먼저 보낸 남편 생각하면서 자식들 잘 기르잖아!” “당신 지금 소설 쓰고 있어?” “소설? 사실이잖아” “여자들은 다 열녀고 남자들은 모두 촛불 못 끄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아?” “……” “다 사람나름이야! 사람나름!” “사람나름이지.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라구 어느 쪽이 맞는지” “당신~ 요즘 통계 꽤 좋아하더라~” “……” “통계라는 것 말짱 꽝이야!” “왜~?” “중요한 건 당신 남편이 어떻냐 하는거야” “하기사…” “그런데 당신은 날 아주 뭉개버렸어!” “화났어?” “화가 났다기 보단 무진장 섭섭하다!” “……” “내가 당신한테 그렇게 보였다는게……” “……” “아이들은 당신 자식이기도 하지만, 내 자식이기도 해! 우리들의 자식들이라구!” “당신 정말 많이 섭섭 했구나~!” “말이라구 해~?” “미안해~!” 순진이가 뺨에다 입을 맞추었다. “저리 가~ 이 여자가 왜 안 하던 짓을 해~!” “에~이 남자가 쫀쫀하긴…” “내가 그랬지~! 쫀쫀이라는 말 쓰지 말라구!” “알았습니다. 쫀쫀이 영감님~! ㅎㅎㅎ” “한대 맞을래~?” “아야~” 순진이 머리통에 알밤을 한톨 먹였다. 4등분해야 한다고 했던 순진이의 말에 대한 분풀이였다. 얼마 지나서 친구들이 우리집에 모여서 저녁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보통은 친구들이 모이면 여자는 여자들 끼리, 남자는 남자들 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나 그 날은 내가 제안을 해서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남녀가 함께 모여 앉아서 세상사는 이야기, 아이들 기르는 이야기, 남편들 흉보기 등등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래간만에 아내들과 남편들이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하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이렇게 좋은 걸! 왜 남자 여자 따로 따로 모여서 이야기를 했을까?’ 내가 순진이와 다투었던 유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나간 일이였지만 나자신 많이 섭섭했던 모양이었다. 우리 이야기라고 하기엔 좀 챙피해서,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고 유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정말 “딱소리”나게 의견이 둘로 갈렸다. 여자들은 모두 순진이의 결정이 옳다고 했고, 남자들은 하나 같이 말도 안돼는 소리라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 온 부부들이고, 모두 원만한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유서 이야기가 나오니, 서로 침을 튀기면서 공방전을 벌였다.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나와 순진이가 저렇게 타투었겠지? ㅎㅎㅎ’ 재미있었다! 그리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나 혼자만 당하는게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 안심(?)이 됐다. ‘남자들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단 말이냐!’ “이봐 이봐! 좀 조용히 해 봐! 조용히 하라니까!” “……” “결론은 집에 가서 단둘이서 내리도록 하라구~” “아냐~ 아냐, 여기서 함께 결론을 내리자구.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ㅎㅎㅎ 조것도 내가 한 소리지? 정말 신기하네!’ “아~니, Danny 아빠 왜 말이 안됀다는 거야?” “그만들 하세요. 이러다가 싸우시겠어요. 내가 괜한 이야기를 꺼낸 모양이군!” “괜한 소리가 아냐! 이거 심각한 거라구~!” “남자들이 양심이 있어야지욧!” ‘조건 순진이가 한 말이고… ㅎㅎㅎ’ “아니 왜 여기서 양심이 나와요?” “여보, 당신 집에 가서 나한테 혼나고 싶어?” “ㅎㅎㅎㅎㅎ” “야~ 넌 가만이 있어! 몸조심하는게 좋아” ‘어떻게 생각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까?’ “야~ 잠간만, 이 이야기가 누구네 이야긴지 알아?” “누구네 집인데?” “너희들이 잘 아는 사람이야” “누군데?” “우리집…” “뭐라구~? ㅎㅎㅎ” “하여간 고맙다. 나 사실은 많이 depress됐었어!” “……” “순진이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고…… 인생 헛살았다고 생각했었어~” “짜식, 쫀쫀하긴…” 순진이가 낄낄거리고 있었다. “그 말 이이가 제일 싫어 하는 거 알아요? ㅎㅎㅎ” “여보~, 거기까정! 하여튼 많이 위로 받았다. 매도 여럿이 맞으면 덜 아프다잖아” “고민되는 일있으면 또 저녁차려 놓고 불러” “알았어” 즐거운 저녁이었다. “그런데~ 유서는 뭐라고 쓴다?” <끝>

기사 등록일: 200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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