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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옥, 그리고 5년 _ 김대식 기자
5년 전 가을, 그 평온하기만 하던 뉴욕 한 복판에 대형 폭발음이 울리며 일순간 세계가 흔들렸다. 19명의 테러리스트들은 동시에 민간항공기 4대를 공중 납치해 미국의 심장부를 덮치며 무려 3천 명에 달하는 무고한 희생자를 남겼다.
9월 11일, 아침 9시를 향해가던 무렵부터 약 1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한 테러 참사는 세계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휘둘러 놓았다. 이제 그 5주년을 맞아 희생자 들에 대한 추모물결과 함께 9/11 이후 달라진 미국과 그에 대한 뜨거운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먼저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던 9/11 음모론, 비행기를 탈취해 뉴욕 세계무역기구 빌딩을 무너뜨린 줄로만 알고 있던 테러사건에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입되어 있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이 무료동영상 ‘Loose Change’를 통해 급속 확산되고 있다.
음모론 이란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음모론을 수 없이 양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을 동원해 탄탄한 구성과 시각적 효과를 배가한 동영상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다빈치 코드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때 대부분의 교회가 그랬듯이 그 동안은 ‘무 대응이 상책’이라는 정책을 고수하며, 희생자들을 담보로 ‘실효적 지배’로 무시해 오던 미국 정부에서도 일부 그 오류를 공박하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 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Loose Change’는 무엇을 담고 있는가? 먼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대 쿠바작전을 감행하기 위해 주변 정세를 임의대로 조장했던 배경을 필두로, 미국 역대 전임정권의 부도덕성을 들어 자국과 정권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짓도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또한 WTO건물은 물론 미 방공망을 일시 고의적으로 열어 놓아 테러리스트 들이 마음대로 작전을 수행 할 수 있도록 조장했다는 음모를 제기 한다.
사고 직전 쌍둥이 빌딩의 소유권이 바뀌며 테러로 인한 피해를 담보해 주는 재물보험 약관을 추가 가입한 정황과 관련 주가들의 사건 전후 동향을 들춰내 설득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 납치범으로 지목된 테러리스트 들의 신원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들의 비행기술이 정밀 자살공격을 감행할 만큼 고도의 것이었는지에 물음표를 들이대고 있다.
음모론에 가담한 공학분야 전문가들의 핵심의문은 어떻게 화재 폭발로 인해, ASME 내화성이 인증된 철근 콘크리트 구조 빌딩들이 차례로, 또 보기 드문 방식으로 모조리 붕괴될 수 있었는지에 있다.
그것도 자유낙하 속도로 가지런히 제자리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가에 해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사전에 미리 설치된 폭약을 이용한 파괴공법에 의해서만 전무후무한 붕괴가 연속적으로 가능하리라는 강력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 행정부의 공식답변은 파괴공법으로 건물해체를 시도할 시에는 아래 층부터 무너진다는 정도의 원론적 해명에 그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음모론은 미 국방부 펜타곤 빌딩에 처박혔다는 항공기의 충돌흔적과 잔존 수거물 들이 정부측 발표에 결코 맞아떨어지지 않는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황은 정말 이상해 보인다. 여러 과학적 기술적 심문이 제기된다. 불거진 음모론은 관련자들의 증언을 상황 별로 다시 구성해 설득력에 무게를 실어 주려 하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극히 일 부분씩 만 뚝뚝 끊어다 붙인 편집이 거슬리며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짜맞추기 식 구성이 오히려 무게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또 하나, 두 번째 건물 붕괴가 임박했다며 주변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산개시키던 한 여성경찰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자아내게도 한다. 무슨 음모가 말단 경찰에까지 전달될 것이며 이미 수 천명의 사상자를 발생한 후에 몇몇 행인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를 흘렸을 리는 없겠다는 정황을 보면 말이다. 대사를 그르칠 작정이 아니었다면 그런 실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 금융 재정 문제에 있어 막대한 자금이 누군가에게 넘어갔다는 부분은 다소 지루한 감 마저 없지 않다. 음모론은 뉴욕 중심가 세 개의 빌딩들이 화재로 인해 완전 붕괴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유의 사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비행기 충돌 시 외부충격으로 인한 건물 흔들림 등의 변수는 생략된 듯 보이기도 한다. 이건 미국 정부의 반론에 해당되기도 한다. 분노의 역류(Back Draft)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바로 추락하는 소방관을 살려내기 위해 스스로 위험에 빠지면서도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사투를 벌이던 장면, 생사를 같이 하자고 울부짖으며 “You go, I go!!” 라는 깜짝 영어 대사로 우리를 놀래킨 바로 그 영화 말이다. 초대형 폭발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석유화학플랜트를 예로 보자.
대규모 증기운(Vapour Cloud) 폭발사고가 일어나면 플랜트에 미치는 피해는 1차 폭발보다 후 폭풍으로 인한 2차 피해가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나타내곤 한다. 1차 폭발 시 산소를 잡아먹으며 생성된 진공상태를 외부공기가 거의 동시간에 되 메우는 역류현상으로 ‘두 번 죽이는 일’이 발생한다. 가볍게 스치는 생각일 뿐이지만 이렇듯 지엽적 지식에서 출발한 의혹과 반론은 상황을 역으로 더욱 어지럽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음모론 이란 게 무서운 게다. 명확한 해명을 한다 해도 이미 글러 먹었는지 모른다.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꼬리를 물며 부시 정권을 왕 짜증 나게 압박할 것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장은 더 이상 보전되지 않고 모든 자료는 미 정부가 갖고 있으며, 그들의 최종 조사보고서는 세상에 공개 되어 있다. 걸 맞는 꼬투리가 얼마든지 파생될 것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해답은 부시 정부 내에 있는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목적은 눈을 가릴 수 있다. 현상과 본질은 다른 것이라 하지만 진실은 하나 일 것이다.
코미디 프로 ‘개그 콘서트’에서 곽한구 한 놈만 몰아 세우는 ‘범죄의 재구성’ 식 논리라는 혐의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양 측 주장에 공히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민.관.군이 총체적으로 공모한 대규모 비밀작전이 과연 가능이나 한 일인가 하는 원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Loose Change’의 음모론 주장에 100% 신뢰를 보낼 수 는 없다. 이제 숫한 이의는 제기됐고 미 정부는 그에 답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최소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을 발동시킬 구실을 연출하기 위해 테러리스트 들을 고무시키거나 의도적으로 빗장을 열어주었을 가능성은 전면 부정하지 못 할 것이란 게 대세 아닌가 싶다. 이상하지 않은가. 아마 그래서 호응을 불러 오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트루만 독트린’ 선언이 결국 ‘남침 유도설’ 로 이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던 개전 초기를 보자. 고통과 두려움에 싸여 애도하던 세계시민들의 심정적 지지는 미국의 눈물을 훔쳐주고 어깨를 감싸 안았다. (다음호에 계속)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9/8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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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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