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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의 겨울나기_김대식 기자
추수감사절을 며칠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 참전 중인 캐나다 장병 1명이 또 다시 전사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 왔다. 이로써 캐나다 군의 전사자 수는 꼭 40명을 채우게 됐다. 과연 캐나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캐나다는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 연합국의 일원으로 지난 2002년 처음 참전한다. 주범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가공할 화력으로 초토화 한 뒤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위정권 수립에 성공한다.
초토화된 국토를 재건하고 안정을 되찾자는 노력은 차근차근 진행되는 듯 했지만 탈레반 잔존세력은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하며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저항세력은 그들의 의사를 죽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NATO의 발표에 따르면, 탈레반 저항세력은 금년에만 78차례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200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낳았다. 최근 몇 달 동안 공격행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저항세력은 이라크에서 흔히 사용되던 것과 같은 자살공격과 원격조정에 의한 폭파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금년 경우에는 기술적인 면에서 중차대한 진보를 이루는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것이 자살공격으로 인한 사상자수가 급증한 이유로 꼽힌다. 침략군에 대한 위협이 드세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을 보면, 캐나다 군의 전상자 수는 미국이나 기타 NATO참전국가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따른다. 무려 4배가 넘는 피해를 입으며 캐나다는 장병들을 방치하며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한다. 예상보다 손실이 큰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앞으로 2009년까지는 총 96명의 장병들이 전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이 뒤따르는 것이다.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는 수 일 전 영부인과 함께 캘거리를 방문해 자발적으로 참전한 캐나다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치하하기도 했다. 참전용사 모두가 살아 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장으로 떠난 용기를 높이 산 것이다.
NATO군 사령관은 캐나다가 주둔한 남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다른 국가들이 좀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하게 할 계획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현재 캐나다는 2천 명 이상의 병력이 주둔해 있으며 하퍼 정부는 가까운 시일에 450명의 장병들을 추가 파병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연방 외무부 맥케이 장관은 민주주의가 정착될 때까지는 전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2009년 후로도 추가 2-5년간의 추가 임무 수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연방여론은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해 있다. 파병 지지자들은 테러를 안방으로 불러 들이기 전에 나가서 분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도덕성에 문제를 드러내며 캐나다 군의 철군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반영될 기미는 없다. 얼마 전에는 부상자들에 대해 위험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군 사기와 관련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극우의 목소리가 잦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으며 아프가니스탄의 저항이 겨울 잠을 잘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무력진압 끝에 행여 일그러진 안정이 정착되더라도 진정한 평화는 멀고도 멀어만 보인다. 그게 전쟁이다.


북한이 기어이 핵실험에 성공했다. 세계는 긴급뉴스를 타전하며 다시금 긴장 속으로 빠져 들었다. 중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좀 더 많은 역할을 맡는다는 합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니면 주체사상이 중국에 달라 너희와도 이젠 서로 맞지 않는다고 비웃듯이 예정대로 불시에 감행되었다.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는 족속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정작 미국이 협박해오던 것은 북한일 터인 데, 지레 자지러지기는 남쪽이 더 심해 보인다. 부시 입장에서 보면 이야말로 일타쌍피 인지도 모르겠다. 한반도에서는 일촉즉발의 전쟁위험이 거론되며 일파만파 파장 속에 결국 미국의 공식대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모두가 부시의 입을 주시하던 차에 그는 예상했던 대로의 강력한 비난에 이어, 어쩜 의외라고 느껴질 정도의 침착한 대응을 표명한다. 여기까지도 북한은 수를 읽었을 것으로 믿는다.
캐나다 연방외무부 장관 피터 멕케이는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행동은 캐나다와 세계 각국의 응징에 직면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성급한 행동이 부적절한 결과로 봉착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모두의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바로 캐나다의 대응방식을 대변한 것일 것이지만 이는 부시의 “미국은 절제되고 침착한 태도로 대응하고”라는 발언,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의 "침착하고 차분히 전략적으로 잘 조율된 대응” 과 사전교감이라도 된 듯 일맥상통하고 있다. 수순을 밟아 조여갈 모양이다. 이 또한 연막일 수 있겠지만 압박이 날벼락처럼 쏟아 지는 사태는 유보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소 숨통은 터 놓고 있다.
북한이 거칠게 공을 떠 넘겼고 미국이 응대할 차례지만, 그 공은 여전히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북한의 수 읽기에는 후회할 지도 모를 한치의 오차도 없기를 바란다. 김정일 위원장은 최후에 웃는 자가 자신들일 것이라며 목숨을 걸고 투쟁하자고 주민들을 선동하는 모양이다. 건투를 빌지만 역시 오판은 없어야 한다.
여기에는 미국과 일본도 해당할 것이다. 또 하나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재개하길 바라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도 현실적 혜안이 요구될 뿐이다. 해결책이나 대안을 모두는 아직도 알고 있을 것이다. 시험지를 받았으면 찢어 버릴 생각말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결자해지다. 묶은 놈이 먼저 풀어 줘야 한다. 누가 한반도를 수 십 년 동안 옹골차게 묶어 놓았는가? 그 놈이 먼저 풀기 시작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은 아니라는 거다. 그 동안 북한에서의 군사작전은 선제 정밀공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가졌었다. 중국이 접경국가이자 형제의 나라라는 북한 땅에서의 전면전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는 배경이지만 이제 북핵이 현실이 되며 상황은 더더욱 복잡해졌다. 한편으로 극우세력들은 표정관리마저 포기하고 때가 왔다는 듯 일전불사를 외치며 난리 굿판을 벌이는 모양이다.
지난 여름, 스티븐 하퍼 총리는 일본 고이즈미와의 회동을 통해 북한의 위협이 일본을 겨냥하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음을 기억한다. 여차하면 한반도나 그 영해에서 단풍잎으로 위장한 캐나다 군을 보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미치도록 고맙지만 스티븐 하퍼는 제발 하던 일이나 잘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전면 초토화는 없다고 믿고 싶다. 행여 군사행동이 결정되고 혹시나 이판사판 공격으로 김정일 정권을 함락시키고 리승만 같은 이를 부활시켜 괴뢰정부를 수립한다 해도, 그 땅에서의 저항 또한 만만치는 않을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명분은 그들이 반세기 넘게 중시하며 지켜온 신념이다. 실리를 챙기지 못해 춥고 배고픈 주민들만 불쌍하다고 울지 말아라. 나름대로 당차고 떳떳해 보인다. 종교 차원을 넘어서 사상으로 무장된 그들, 원쑤의 나라를 향한 헐벗은 투쟁이 무슬림의 저항에 비해서도 결코 호락호락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제압은 없을 것이다.
미국의 오판은 또 하나의 진창만 만들 수 있다. 허기지면 질수록 누군가의 기대처럼 지도자 동무를 원망 하는 게 아니라 부시만 저주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저항은 굶어 죽을 때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그때면 그들은 더 이상 우리와도 아무 말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능력도 없는 흡수통일이든 꿈결같은 평화통일이든 우리가 노래하는 소원, 진정한 한반도 안정과 민족번영을 갈망하는 그 길로부터는 더욱 더 멀어져 갈 것이다. 이 길은 아니다. 제발 천천히 들 가자.
오늘 낼 추운 나라 산하에는 성큼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한파 주의보가 해제되는 어느 날 거짓말처럼 봄 바람이 불어 오고, 우리 민족끼리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라고 말할 수 있을 대 반전을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0/13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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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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