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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몸짱 가슴짱 (김대식 기자)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이루고 고국으로 금의환향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장미란은 얼마 전 열린 선수권대회 여자 최 중량급에서 용상과 합계 금메달을, 인상에서는 은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한국에서 세계선수권을 두 차례 이상 석권한 선수는 장미란이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엄청난 일을 이룬 모양이다.
그녀가 한국에 입국 하던 날 국내 언론은 '금의환향'이라며 대서특필 했지만, 걸맞는 환호와 열광이 뒤따른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녀가 거둔 승리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 했다. 그저 역기를 들면 다행이고 못 들면 말고 식의 단순 힘 자랑은 아니었다.
지난 대회 인상에서 장미란을 이겼던 중국선수는 이번에도 다시 결승에 올라 접전을 벌였다. 장미란으로서는 인상 1차 시기를 실패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작전 싸움에서 불리해졌다.
장미란은 2차와 3차에서 차분하게 1차 실패를 만회했으나 중국선수가 2차 135㎏을 실패한 뒤 3차에서 136㎏을 성공해 1㎏ 차 뒤집기를 연출했다. 반격에 나선 장미란은 용상1, 2차 에서는 실수 없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상대 선수가 3차에서 모험수인 178㎏을 느닷없이 성공시키는 바람에 용상에서 3㎏, 합계에서 4㎏ 뒤지는 등 불리한 쪽으로 돌변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시기는 179㎏을 신청했다. 성공하면 용상에서 1㎏ 차로 금메달을 따내고 합계에서도 체중 차로 타이틀을 움켜쥐지만 실패하면 은메달 3개에 그치는, 손에 땀을 쥐는 순간에 그녀는 끝내 바벨을 번쩍 들어올렸고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재 역전극이었다.
23세인 장미란이 세계 역도 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가운데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업적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역도가 비인기 종목 스포츠라서’ 라고 만은 분명 말할 수 없지 싶다.

인기스포츠로 급부상한 여자골프를 보자. LPGA 프로골퍼 중에 모자를 쓰지 않는 선수에 관한 기사가 보인다. 크리스티나 김, 우리 말 이름도 예쁜 김초롱이다. 그녀가 모자를 쓰지 않는 이유는 스폰서가 없기 때문이라 보도한다. 우승 한 번 못하고 사라지는 골퍼가 수두룩한 LPGA에서 불과 3년 만에 2승이나 올린 김초롱이 스폰서를 갖지 못하는데 분개하고 있다.
성적이 나빠서 스폰서가 안 붙는다면 그것은 제 탓이지만 거기에도 납득하지 못할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만난 사람을 단번에 십년지기로 만들고,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누가 우승하든 화끈하게 축하해주는 친화력에, 고함을 지르고 펄쩍 뛰며 요란한 쇼맨십으로 LPGA 흥행에 한 몫을 하는 김초롱이 로고 없는 손수건만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라운드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그녀의 화끈한 행동을 우리 정서상 비호감으로 느끼며 대략 난감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그녀의 국적문제가 안티 팬을 키웠으리라는 가정을 할 수 있지만, 분명한 이유에는 둘 다 함량미달로 보인다.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 그러한 인식을 조성한 배경에도 그녀가 얼짱 몸짱이 아니라는 편견이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겨울, 동료 골퍼들이 모두 따뜻한 나라로 전지훈련을 떠난 시간에 그녀는 대신 한국에 들어 가 몸을 만들었다지만, 실상은 스폰서를 물색하기 위해 분주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혹시나 그녀가 얼짱이 아니라서, 몸짱이 아니라서 스폰서가 나서지 않는다면 이건 좀 억울한 일이다. 모자를 쓴 그녀를 보고 싶다.

스포츠까지 인물을 따지느냐는 이의제기는 꼭 한국만을 탓할 일도 아니지만, 가만 보면 얼짱 몸짱을 넘어 이젠 가슴짱, 또 무슨 짱까지 마구 들이대는 시절이 왔다.
외모 지상주의를 향해 성형바람이 불고 더 이상 사실을 감추려 들 이유도 없어 보인다. 체지방은 고름 짜내듯 뽑아내고 실리콘은 쑤셔 넣는다. 째고 깎고 늘리는 신체 부위에 제한은 없다. 돈은 좀 쳐 들여야 하지만 어렵진 않은 모양이다. 외모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상당부분 적용되는 듯 하다.
한국 TV를 접하면 남녀 구별 없이 모두들 변신했거나 변신 중 임을 목격한다. 성형 연예인 중에 누가 잘됐고 누군 실패 했다는 품평회가 열리기도 한다.
최근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이 아파’하던 강혜정이라는 여배우가 그랬다. 손을 댔는지 어쨌는지 감별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어쩜 자신의 대표작이 될지도 모를 영화에서의 이미지와 180도 달라져 마이 위험한 얼굴로 나타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연예인끼리도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 누가 누군지 잘 알아채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연예인 대열에 일반인들까지 합류해 내내 매 한 가지가 됐다. 성형공화국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젠 대세로 굳혀질 모양이다.
배후에는 왜곡된 성문화가 위험하게 보인다. 다들 스스로 섹스명품이 되기로 작정한 듯 하다. 또 고치고 키웠으니 남부럽지 않게 벗어야 한다. 어두운 과거를 털어 버리듯 훌훌 그렇게 보여준다. “노출, 이대로 좋은가?” 식의 비판기사에 “나야 좋지!” 하는 댓글 보고 웃기도 더 이상은 민망하다.
인식의 차이를 빨리 따라잡지 못하면 낭패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넘어 ‘나는 야하게 고친 여자가 좋다’로 진보하지 못하면 고리타분한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보니 가히 가관으로 보인다. 무엇이 웰빙이고 참살이 인지 묻는다. 물론 꼭 필요한 이유가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지만 맞지도 않는 치마를 죄다 둘러 입으려는 데는 지나친 감이 있단 얘기다.
개성을 보고 싶다. 답보 상태다. 화장기 없는 그대로의 생 얼굴, 쌩얼 역풍이 솔솔 분다. 밀어주고 싶다. 다행히도 캘거리에는 맨 얼굴에 세수 잘하고 머리 곱게 빗어 넘겨 자연스런 모습, 아직 많아 아름답다.
‘진품명품, 우리의 옛 얼굴을 찾아서’ 같은 신설 프로그램이 고국을 떠난 우리를 찾아 올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 것은 소중한 거라 했다. 꾸민 외모, 그게 다는 아니다. 가식은 가식일 뿐이다. 사실 또 잘 넘어가 주지도 않는다. 시절 유감이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0/2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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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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