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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에서(마지막회)
빨래터에서(마지막회) 2000년 6월 세탁소에는 6월 중순이 되면 수선을 하기 위해서 Dress가 많이 들러온다. 6월 말에 있는 중학교(8학년) 졸업식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8학년 졸업할 때를 돌이켜 보면 남자 아이들은 양복에 Tie만 매면 됐는데, 여자 아이들은 아주 요란하게 치장을 했다. 화려한 Dress에 미장원에 가서 머리도 하고 화장도 했다. 사춘기의 여자 아이들은 졸업식을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뽑내 보고 싶은 기회로 삼는 것 같았다. 어쩌면 딸기르는 엄마들의 욕심(?)이기도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여자 아이들의 졸업식 복장은 딸과 엄마의 합작품이었다. 8학년 졸업식에 가보면 “아~니 저 아이들이 14~15살 난 아이들이야?!” 할 정도로 성숙해 보였다. 마치 Academy 시상식장을 연상케도 했다. Dress의 기장을 줄이는 것은 별로 힘든 일이 아닌데, Dress의 품을 줄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리고 Dress를 만들 때 사용한 천이 아주 delicate하기 때문에 바느질 하기가 어려웠다. 또 잘못해서 실수를 하면, 천이 delicate해서 다시 뜯었다 고치면 눈에 띄게 표시가 났다. 그래서 세탁소에서는 가능하면 Dress 수선을 안할려고 했다. 20~30불을 벌겠다고 손을 댔다가 잘못하면 200~300불을 변상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세탁소 문을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웬 여자가 딸처럼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들어섰다. 두 사람 모두 얼굴이 석고상 같았다. ‘저 사람들 얼굴이 왜 저래?’ 나는 굳은 얼굴에 인상(?)을 쓰면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부터 뛰기 시작했다. 대개는 그런 얼굴을 한 사람들은 뭔가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Hi, can I help you?” “……” 엄마는 아무 말없이 plastic bag에서 Dress를 꺼내서 Counter 옆에 있는 옷걸이에 걸었다. 아주 예쁜 Dress 였다. 딸이 키도 크고 몸매도 날씬해서 Dress를 입으면 참 예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얼굴이 굳어 있을까?’ “I need a big favor from you! (부탁이 있어요. 꼭 들어 주셔야 해요)” “What can I do for you? (제가 뭘 해드릴까요?)” “딸애 졸업식이 내일 저녁이예요!” “네~……” “이 Dress를 고칠려고 다른 곳에 맡겼어요” “……” “그런데 오늘 찾아서 입어 보니까, 너무 작은거예요. 내일이 졸업식인데……” 엄마는 울상이 되었다. “……” “옆집 친구한테 호소를 했더니 여기로 가라고 하더군요” “그럼 우선 딸에게 Dress를 입혀 보시지요” Dress를 입은 딸아이는 Cinderella같았다. 아주 예뻤다. “어머~ 아주 예쁘군요! 잘 어울리는 Dress네요” 문제는 너무나 작게 줄여서 Zipper가 등의 중간까지만 올라가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억지로 올리면 가슴이 답답해질 것 같았고 잘못하면 바느질을 한 곳이 터질 것 같았다. ‘에구~ 이건 손을 안대는게 났겠네!” ‘잘못 손을 댔다간 Dress 값을 물어 주어야 되겠네!’ 엄마와 딸은 내입만 쳐다보고 있었다. “고치기 힘들겠는데요~!” 엄마와 딸은 울상이 되었다. “큰 것을 작게 고치는 것은 쉬워요. 그런데 일단 작게 고친 것을 다시 크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이젠 시간이 없어요. 다른 Dress도 살수가 없구요” “……” “내일 저녁에 꼭 입어야 하는데…… 얘가 꼭 맘에 들어 하는 Dress이거든요”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손을 댈 수가 없겠어요” 좀 너무하다 싶었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떤 손님들은 부탁부탁해서, 힘들여서 고쳐 놓으면 자기 몸매는 생각지 않고 옷을 잘못 고쳤다느니, 망쳐놨다느니 하면서 떼를 쓰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 이럴 때는 야속한 것 같지만 눈을 질끈 감고 짜르는 수 밖에 없었다. “…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만 봐주세요. 제 친구가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거라고 해서 왔어요 Please~ Please~!” ‘에~고~ 이 일을 어쩐다~!’ Dress 안쪽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다행히도 품을 줄이고 나서 줄인 부분을 조금 여유있게 짤랐다. 양쪽 모두 그랬다. ‘잘 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걸 상처나지 않게 잘 뜯어야 할텐데……’ 다행히 남편은 괜찮은 Helper였다. 옷을 고치기 위해서 뜯는 것은 모두 남편이 했다. 뜯는데는 도사였다. “어떻게 안될까요?” “제가 최선을 다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보장을 할수는 없습니다” “……” “나중에 제게 불평하지는 마십시요. 제가 할수 있는 것는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것뿐입니다” “……” “You make the decision! (당신이 결정하세요)” “…… I heard your reputation from my friend. I trust you! Please do it! (저는 친구에게서 당신의 소문을 들었어요. 당신을 믿어요. 해주세요!)” 다음 날 오후 4시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딸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옛날 일을 생각했다. 만약 내 딸이었다면 나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도 아이들을 길러보아서 8학년 졸업식이 어떤 의미을 가지는지 잘 알고 있었다. 울상이 되어서 “Please!”를 연발하던 여자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디 한번 잘 해보자. 그 딸아이를 기쁘게 해주자!’ 남편에게 문을 닫기 전에 바느질 한 곳을 뜯으라고 했다. 그래야 다음 날 고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편이 바느질 한 곳을 아주 잘 뜯어 놨다. 신경을 써서 다시 바느질을 하고 다리미로 싸~악 다려서 걸어 놓았다. “잘 된 것 같긴한데……” 결과는 입어 본 다음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3시반에 엄마와 딸이 세탁소에 들어섰다. 초조해 하는 얼굴은 마치 한국에서 대학 입학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다. “자~ 입어 보세요!” 딸과 엄마가 Dress를 가지고 Fitting room에 들어갔다. 나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조금 있더니 탄성이 터져 나왔다! “Mom~,look! Look this!!!” “……” “Wow~, it’s perfect! It’s perfect!!!” 딸과 엄마가 Fitting room에서 나왔다. 정말 Cinderella였다. Dress가 잘 어울렸다. 게다가 전에 볼 수 없었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돋보였다! “어쩌면 저렇게 예쁜 딸을 가지셨어요” “Thank you!!! Thank you!” “너무 예뻐요!” “You saved our day! (당신이 우리를 구했어요!)” 딸과 엄마는 좋아서 어쩔줄 몰랐다. 기뻐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기뻤다. “너무 감사합니다!” 엄마는 수선비에 10불을 더 언져서 내게 주었다. “이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아니예요. 너무 고마워요!” “졸업식에서 따님이 제일 예쁠겁니다” “그럴까요?” “물론이예요! Have a great evening!” “Thanks again” 딸과 엄마는 Dress를 들고 나가면서 내게 활짝 웃었다. 차를 타기 전에 다시 한번 손을 흔들었다. “얼마나 좋았으면……” 세탁소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꼬리글: 순진이의 빨래터 이야기를 여기서 끝냅니다. 그 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 등록일: 200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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