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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겨울
1월은 '야누스'(Janus)의 달입니다. 뒤를 돌아다보고, 또 한 쪽으로는 앞을 내다보는 두 얼굴을 한 로마 신화 속의 문(門)지기 신입니다. 그리고 2월은 '정화'(Februarius=淨化)의 달입니다. 3월 새 출발의 봄이 시작하기 앞서, 앞 뒤로 얼굴 돌려 몸과 마음을 단정히하는 1월과 2월은 준비의 달입니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몸가짐을 가다듬습니다. 바빠서 아무렇게나 살다가도 가끔가다 내 꼴이 어찌 되어있나 알고싶어 거울 앞에 섭니다. 손거울(面鏡)에는 얼굴만 비추어 집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비추어주는 체경(體鏡)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들 어디 입체경만이야 하겠습니까. 혼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뒷모습까지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것입니다. 그리고서 나는 사진속에 나를 담아두고 보고 또 보고는 합니다. 사진은 한 순간을 영원의 조상(彫像)으로 찍어 냅니다. 그러나 조상은 미영(迷影)일 뿐입니다. 거울 속에서는 보고싶은 곳만을 가려보고, 사진 속에는 추억만들고 싶은 것만을 찍어둡니다. 그래서 '솔직한 나'는 이곳에는 없습니다. 폭로되기가 꺼려지는 나는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려내는 나의 자화상은 이와는 다릅니다. 단숨에 비추어주고 찍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누구에게나 하나씩 화폭이 주어지고, 누구나의 일생은 자신을 그려가는 과정이라고 가정하여 봅시다. 윤곽을 고르고 색을 칠하며, 또 덧칠하기를 수없이하여 정수만을 남기려 애를 씁니다.그렇게 된 그림은 누구나 같을 수도, 그래서도 않되는 그 한 사람만의 독특한 자화상으로 남습니다. 2천 5백년전의 어느 유명인사의 자화상(論語)을 나의 생애에 비겨봅니다. "지금, 예순이 훌적 넘어서 귀가 여려지고 포용의 뜻을 알아차려야 할 때 임에도 나는 고집과 완고함을 못버리고 있느니; 열 다섯에 배움에 뜻을 게을리하여, 서른이 되어서 혼자서 우뚝 서지 못하였다. 나이가 마흔이나 되어도 주관이 분명치 않아 흔들림이 많았고, 쉰살에는 하늘의 뜻인 보편적 틀이 무엇인지 모른채 멍청히 살았으니; 곧 일흔이 되어가는데 내 마음 내키는대로 살아서 과히 법도에 어긋남이 없으리라 어찌 안심하겠는가?" 공자님처럼 초대작(超大作)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사실, 세상을 떠들석하니 흔들어놓는 것 일수록 지저분한 화실같아 얼른 뒤돌아 나오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에 완벽함이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다가 말아버리고 어렵사리 마감지워주는 것일 뿐입니다. 시가 그렇고 그림이 그렇고 인생이 또한 그러하니 미완성의 아쉬움과 잘못의 참회만 남습니다. 그러므로 내면(內面)에의 관심과 도덕성은 모든 것에 우선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한참 모자라는 처지에 어떻게 도덕을 말 할 수 있겠는가? 자칮 반박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십습니다. 언행일치를 일찌기 읶힌 우리들이니 더욱 그러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해 봅시다. 말과 꼭 같게만 살지 못하는것이, 바로 그것이 삶이 아겠습니까? 나는 '모럴리스트'(Moralists) 가 어떤 사람들일까를 궁금히 하여왔습니다. 박홍규씨는 그의 글에서, 17-18세기의 합리와 체계에 반기를 든 철학적 작가들을 꼽았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이 감정이나 정서의 편에 서 있다고 한다면 모럴리스트는 도덕주의자라기보다는 감정주의자, '쓴 웃음을 흘리는 감정주의자'가 아니겠느냐는 그분의 주장에 수긍을 합니다. 새로운 시작의 봄이되기까지는 아직 '야누스'의 1월이 있고 '정화'의 2월이 남아 있습니다. 이 준비의 계절에 일생을 두고 다듬은 자화상에 자조(自嘲)를 할 수 있는 이는 도덕을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사람일수록 도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2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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