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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빨래를 하다 _ 박나리 (캘거리 맑은물 문학회)
세탁기가 고장 나서 수리되는 동안
급한 옷가지를 골라내어 물에 담근다
손빨래, 참 오랜만이다
유리창에 비친 스카프를 두른 여인
어머니 닮은 모습에 움찔, 놀란다

유년의 마당 수돗가
어머니는 늘 손으로 빨래를 하셨다
한 쪽에 종이를 발라 거품이 잘 나지 않는 비누
흙먼지 묻은 아버지 소맷귀를 주무르며
언제나 미소 짓던 어머니
아버지 옷을 빨래하는 것을 행복해 하셨다
겨울방학 하던 날
수돗가에서 밤을 새우신 어머니
꽁꽁 언 손으로 말없이 빨래만 주물럭거리고
시린 손으로 눈물을 훔치던 그날
아버지 월급봉투를 소매치기 당한 날이었다

어머니 하시던 대로 손빨래를 한다
물속에 뻣뻣하게 살아나는 옷들
몇 번 주무르지도 않았건만 눈가가 촉촉하다.

기사 등록일: 2011-02-11
운영팀 | 2017-12-08 1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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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www.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10541&category=&searchWord=&page=1

hiranya | 2017-12-10 17:23 |
0     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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