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 협회와 메트로폴리스 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50%가 캐나다로 들어오는 이민자가 너무 많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와 비교하면 비교적 일관된 결과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는 캐나다인 중 21%만이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캐나다에 새로 온 사람들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캐나다인이 24%로 오히려 이들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 이후 이같은 분위기는 달라졌다. 캐나다인의 반이민정서는 이민자 증가가 주택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여론조사기관인 Leger는 분석했다.
캐나다에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믿는 사람들 중 39%는 이민자들이 주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21%는 이민자들이 "시스템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
캐나다 연구 협회 및 메트로폴리스 연구소 회장인 Jack Jedwab은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주택이나 서비스 등 이민자 수를 지원하는 데 캐나다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생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 더 많은 이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37%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27%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edwab은 “하지만 이민자들이 캐나다의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널리 퍼져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캐나다인 중 단 10%만이 캐나다인이 자국에서 ‘소수자’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8%가 새로운 이민자들이 캐나다의 가치를 고수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단 4%만이 이민으로 인해 범죄자들이 캐나다로 유입된다고 믿고 있다. 다만 응답자의 18%는 이민자들이 캐나다인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과 비백인 캐나다인 사이에서도 이민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 캐나다인의 51%는 이민이 너무 많다는 데 동의했는데, 이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는 비백인 인구의 비율보다 4% 높은 수치다.
대서양 인근 주민들이 이민을 가장 싫어했다.
뉴브런즈윅 주민의 59%와 노바스코샤 주민의 56%가 너무 많은 이민자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뒤를 이어 BC주, 온타리오, 사스케치원의 약 53%가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앨버타인의 약 50%, 매니토바인의 46%, 퀘벡인의 44%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이민 전략 측면에서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 중 난민 수용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10% 미만이다. 대신 응답자의 59%는 캐나다가 숙련된 인력을 수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
외국인 임시근로자와 유학생에 대한 호응도는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캐나다인 중 9%만이 임시 외국인 근로자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유학생의 경우 10% 정도다.
이번 여론조사는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캐나다인 1,5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