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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불평
글 : 이기범, 캘거리대학 심리학과 부교수 E-Mail) kibeom@ucalgary.ca

저는 한국을 떠난지 10년좀 넘었습니다. 아직 교회에 다니지 않는 터라 많은 기독교인들의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그간 많은 휼륭한 기독교인들도 만났고 지금도 많이 만나뵙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종교가 없구요. 무교중에서도 무신론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휼륭한 기독교인들을 만나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저와 저희 가족을 전도하려는 분들에 대해 (대부분은 선한 맘으로 그렇게 하시지만요) 약간의 불평을 할려고 합니다. 이글이 무신론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높였음 하는 맘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교를 가지고 계신 많은 분들은 무교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의 맘은 백지와 같아서 아무 종교나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무신론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은 상당히 확립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 세계관에 기초해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갑자기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것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종교를 가지고 계신 많은 분들은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신앙심이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 딸들을 신실한 종교인으로 키우고 싶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당연한 바람입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잘 인지 하지 못하는 사실은 무신론자의 경우도 종교인들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배우자를 고르는데 종교적으로 지나치게 신실한 사람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매주 교회를 반드시 가야 하거나, 동성결혼/줄기세포 연구/여성의 낙태권리등을 *종교적*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을 진화론과 더불어 하나의 과학적 가설로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 여성과는 도저히 결혼할 수 없었습니다.
저 또한 우리집 아이들이 어떠한 종류의 신과 초자연적 존재에 예속되지 않는 그런 개인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이 있습니다. 즉 우리집 아이들이 건전한 무신론자로 자라게 하는것이 부모로서의 소망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릴때 마다 아이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유를 뺏는다는 의미에서 저를 몰상식하다고 말한 분도 계시지요.) 물론 저는 선택의 자유를 주기위해 우리집 애들을 제 손으로 교회에 데려가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애들이 가겠다고 할때 막지는 않겠지만요). 이건 기독교인들이 선택의 자유를 주기위해 자신의 아이들을 사찰이나 무슬림 사원에 데려가지 않는 마음과 비슷합니다.
저는 오히려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저한테 피력하면, 거기에 대한 강력한 반대주장을 즉각적으로 제시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있다는 믿음은 아무런 증거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입니다.
전통, 권위, 그리고 성령과 계시에 휘둘리지 않는, 증거에 기초한 세계관을 확립하게끔 우리애들을 키우고 싶은게 제가 부모로서 가진 바람입니다. 자녀들을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자라게 하고 싶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은 절이나 무슬림 사원에 데리고 가지 않는것 처럼 말이죠.
몇몇 종교인들이 제가 종교관에 대한 설득이 잘 안될때 하시는 말씀들 중에 약간 신경을 자극하는 말씀들이 있는데 그걸 이번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말씀은 자제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이지요.
어떤 분들은 제가 종교를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인생의 시련을 겪은 적이 없어서 그렇다며 제가 언젠가는 이런 시련후에 종교에 귀의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또는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을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그렇기 땜에 반드시 구원돼어야 할 사람인것 처럼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하나의 불완전한 그리고 허약한 개체라는 생각을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인들이 갖는 우월감이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물론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만, 이런 종류의 우월감은 자기생각만으로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모였을때만 하시는 것이 좋을것입니다. 그 종교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에게는 그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말이거든요.”
무신론자들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듯한 언행과 말투는 설령 그게 진심이라도 표현하지 않을려고 노력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물론 종교인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는 얼마든지 그렇게 하셔도 되지만요. 여기 사시는 많은 캐나다 기독교인들이 저같은 무신론자들을 좀 더 이해하시고 나아가서 무신론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에 대한 전도의 “빈도”와 “강도”를 약간 낮추어 주십사 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6/23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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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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