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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타워가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 글 : 김대식 기자)
6월 초, 토론토 지역에서 테러를 기도한 일개 조직 17명이 일제히 검거 됐다. 그들은 이슬람 교도로서 자생적 테러조직이라는 것이 더 큰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기도 했다.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범들과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알카에다와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공격 목표가 불분명해지는 순간이다. 캐나다는 일 순간 테러 공포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줄기차게 ‘캐나다는 테러범들의 온상’이라고 비난해 오던 미국 정부에서는 캐나다의 ‘예쁜 짓’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엄청 신났다. 테러를 기도한 용의자들은 CN타워나 연방정부청사 등 상징적인 건물을 파괴하고 총리의 참수까지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들이 모아 들인 폭약원료는 비료푸대에 든 질산암모늄이라고 한다. 뭐 이 따위 폭발물이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터진다. 하물며 먼지나 밀가루도 터진다. 바로 분진폭발(Dust explosion) 이라고 불린다. 테러 혐의자들이 첫 연방법정에 서는 날, 하늘엔 중무장한 헬기가 뜨고 주변 고층빌딩에는 저격수가 배치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었지만 이슬람 쪽에서는 과잉방어로 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한다. 긴장 속에 공포와 분노는 전국을 휩쓸고 묻혀있던 반감이 분출되며 무슬림들에 대한 역 테러와 이슬람 성전인 모스크에 대한 보복 공격이 감행된다. 토론토 경찰총수는 서둘러 이번 테러기도 사건이 이슬람종파와는 상관이 없다고 발표하며 종교간, 인종간 갈등이 표면화 되지 않도록 진화에 나선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로 기도된 테러음모였다고 자진 해명한다. 역 피해를 입은 이슬람 단체들도 이슬람은 테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대립상황이 이곳 캐나다 땅에서 재현되는 것을 아무도 원치 않는 것이다. 캘거리에서도 모스크가 악의적 파괴행위(vandalism)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데올로기 대립이 종식된 오늘, 세계의 근간에는 일면 이슬람과 기독간의 대립으로 양분된 인상이다. CTV뉴스에서도 테러기도 사건으로 표출된 문명충돌 양상에 대해 우려하는 집중보도를 내보낸다. 특히 인상에 남은 장면은 St. Mary University의 한 이슬람 학자와의 언쟁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웃고 있었지만 비수를 들이대고 있었다. 노랑머리 뉴스앵커는 왜 자신들의 생각을 말로 하지 않고 무고한 희생을 치러야 할 ‘테러’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기도하느냐고 따진다. 이슬람 학자는 웃으며 반격한다 “이제껏 우리 의견을 말해왔다. 하지만 아무도 우리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증폭되어오던 문제의 진앙지를 건드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캐나다 내 시아파를 중심으로 회동한 이슬람 지도자들은 서방세계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은 서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언론은 톱 기사로 대서특필한다. 듣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인종, 종교적 박해를 불러오는 강권정치를 중지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건 그들이 진짜로 하고 싶었건 얘기였을 것이다. 골이 깊다. 이라크에서는 알카에다의 2인자 알 자카위가 공습에 의해 사망했다. 미군에 의해 맞아 죽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또 다른 보복 테러 위협이 뒤따른다. 과연 끝은 있는 것인가? 과연 승자가 존재할 수 있는 전쟁인지 알고 싶다. 현대사에서 가장 추접한 전쟁으로 꼽히는 스페인 내전이나 베트남 전쟁과는 또 어떻게 구별하여 성격이 규정되어 질지도 궁금하다. 이라크 침공전쟁을 CNN뉴스를 통해 생중계로 시청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테러와의 전쟁, 때려 부수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다. 테러를 용서하자는 얘기도 아니다. 앨버타의 송유관도 이미 테러에 노출되어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캐나다는 많은 전상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에 추가로 비 전투병력을 파병하는 모양이다.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에 자생적 테러는, 지난 겨울 서슬 퍼렇던 조류독감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대인 전염성을 띠고 진화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직후 이곳 캘거리에서 NY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구입해 쓰고 다니던 일부 순박한 아랍 청년들을 기억한다. 비굴모드였지만 그들에겐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또 이곳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내내 취직이 안되던 북아프리카 출신 청년은 자기 이름 자만 봐도 무슬림 인걸 알아채고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릴 거라고 원망 섞인 자학을 하곤 했었다. 누군가 울고 있으면 한 번쯤 눈길을 주는 것이 옳다. 우리는 아무 노력 없이 심정적으로 어느 한 편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문해 본다. 무슬림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알게 모르게 우리들에게도 서구 기독문화와 이슬람 문화를 가르는 편향된 잣대가 고착되어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면 그것을 부수고 바로 듣고 볼 수 있을 때, 우리 스스로가 설 수 있고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 CN타워가 무너지더라도 솟아날 구멍을 찾게 해 줄 지도 모른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캐나다도 우리가 사는 우리 땅이다. (글 : 김대식 기자)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6/23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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