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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벗 로키산맥(제5계절) _ 이유식 컬럼
벗이라면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눌수 있는 인간 사이의 정이라고 간단히 표현해 본다. 인간의 정을 떠나 자연과 벗 하며 이방의 나그네 생활을 한지도 만 12년이 되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른 듯 싶다. 1974년 7월 28일, 서울은 찌는 듯 더웠고 하늘은 맑았었다. 임신한 처와 2살된 딸을 안고, 미화 600불을 간직한 채 산설고 물설은 이민길에 오르던 날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김포 공항을 떠날 때 많은 벗들이 가지 않아도 잘 살수 있는 녀석이 무엇이 부족하여 조국을 떠나야 하느냐고 힐책할 때 멍하니 하늘만 쳐다 보며 눈물을 글썽 거렸었다. 사실 자녀 교육을 위하여 아니면 좀더 잘 살아 본다고 도시 대의 명분이 없는 것 같다. 4천만 민족이 그런대로 살고 있고 조국에서 자녀 교육을 못 시킬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자녀 교육, 잘 살기위한다는 미래적인 희망보다 나대로의 알뜰한 야심이 3년 계획 이민 생활의 시작이 아니였던가. 3년내에 원하는 학문을 깊이 있게 터득할 수 있다면 조국을 위하여 훌륭한 후배들을 키워 보리라던 사나이의 웅지는 이제 물거품이 된듯 싶다. 오늘도 록키산맥을 넘어다 보며 잔학한 지식으로 대학 강단에 선다는 양심이 나를 얼마나 괴롭혔던가. 강의가 있던 날 저녁에는 벗들과 어울려 많은 술도 마셨고 싸늘한 양식 때문에 푸념도 많았었는데.......지금은 슬프든 괴롭든 푸념해 볼만한 벗 하나 없이 대 자연과 벗하며 바뀌어 가는 4계절 따라 록키를 찾는 방랑객이 되었으니 자기 뜻대로 살아 갈 수 만은 없는 것이 인생살이인 듯 싶다. 말없는 대 자연 언제나 따뜻한 품으로 맞이해 주는 록키 초창기 이민의 피 눈물 나는 고통 속에서도 인간 사회이기에 이민 사회이기에 올바른 정의의 확립보다 질서없는 질서 속에서 겪어야 하는 제 삼세계에서 어처구니 없는 모략과 모함소리를 들을 때도 숱한 누명을 씌우고 그 누명이 합리화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들을 때도 온갖 수모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시비하거나 변명치 않고 세월에 의지하여 록키와 벗 하며 살아온 12년이 아니였던가. 기실 인간은 자연의 이법에 순종 하다가 한줌의 흙이 될진데 이렇듯 아름다운 록키 산맥이 내 곁에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 샤르트르는 눈 쌓인 알프스 산을 넘으며 생의 참뜻을 발견했다. 하지 않았던가 언젠가 시간이 허용된다면 눈 쌓인 알프스 산맥으로 달려가 나의 벗 록키와 비교해 보며 인생을 달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관조하는 눈과 받아드리는 마음 가짐에서 록키를 평함이 다를수 있겠지만 언제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록키. 볼때 마다 새로운 멋을 간작한 록키. 인간사에 엮어 지는 잡다한 시름을 따뜻이 포용해 주고 다듬어 줄 것만 같은 록키의 위용은 약한 자, 고난받는 자, 가난한 자, 고독한 자들을 기쁨으로 이끌어 주는 안식처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억만년의 전설을 간직한 록키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의지할 곳 없는 나그네의 발길은 어디에서 멈추어 질까. 석양에 노을이 진다. 상기 글은 1986년 9월 6일자 토론도 한국일보 제 5계절에 발표 되었던 글이다. 2주전 한국일보에서 지금까지 발표 되었던 5계절의 글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펴 낸다며 이 원고를 나에게 보내 왔다 책으로 출간함에 양해를 구하면서 나는 제 5계절이란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5계절이라 함은 우주 철리에 의한 4계절이 있다면 인생의 생노병 사를 하나 더 삽입 인생의 생존을 하나의 계절로 추가했음에 있다는 착상을 하며 20년 전에 내가 썼던 글을 읽으며 감회가 깊었다. 20년전의 상항을 회상하며 쓴 웃음도 흘렸고 언제 내가 이런 글을 발표 했었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신문사에서 이렇듯 옛글을 챙겨 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어쨌든 그때 총연합회 역사상 제일 젊은 나이에 그것도 캘거리라는 촌 도시에서 토론토 동부쪽의 전폭적인 지지로 총연합회 회장이란 감투를 쓰고 쫓아 다니니 많은 분들이 보기에 정치 좋아 하고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으로 각인되었기에 그에 대한 변명과 나 자신의 합리화를 위하여 쓰여진 글이였겠다는 생각을 하며 허탈한 웃음을 삼키며 그런때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다. 록키를 벗으로 생각함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 가지이기에 작년에 미네 완카 호수를 방문 했다가 써 두었든 산문시 한편을 발표하며 끝을 맺는다. 한국일보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산 록키산 2 산 록키산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록키산에도 밤은 온다 밤은 약한자들의 최대의 행복, 잠을 잃은 자에게는 최대의 형벌이다. 해발 8000피트 산속의 호수 미네완카호수(minaewanka lake)에서 멋진 수영을 했다. 28km의 길이 2km 넓이의 호수 46m의 깊은 호수에서 유람선도 타 보고 보트도 저어보며 혼자인 나를 보고 홀로서기 연습을 했다. 가을 하늘이 호수에 뚝뚝 떨어졌고, 낙엽도 내 심장에 뚝뚝 떨어졌다. 기다림의 한세상 무엇을 찾고 기다렸는지 기다림의 눈물이 호수에 뚝뚝 떨어진다. 쏴 하고 산속의 바람은 잃어버린 욕망과 꿈 솟을 곳 없는 정열과 생존의 허무가 호수 밑 깊은 곳으로 나를 유혹한다. 잠수부에도 빈들녘의 정염과 그리움은 헛기침을 하며 먼 지평을 열고 밀물과 썰물로 출렁인다. 산속의 호수, 그 깊은 곳 여인의 자궁속 같이 깊은 곳, 그 곳에 태초에 금광이 있었고, 금을 캐고자 열심히 일을 하는 광부들이 나를 반겼다. 내 인생도 알수 없는 곳에서 금을 캐고자 사랑을 얻고자 멋진 시 한편 남기고자 억겁인지 노아의 홍수로 만들어진 호수인지 나도 모를 호수의 그늘에서 펄럭이는 수초들의 모습을 보며 호수속의 광부들과 어울려 춤을 추었다. 에머랄드 보다 청결한 물의 빛깔. 그 물빛 은 억겁을 살아 오는 동안 바위와 흙, 나의 육신이 가루로 용해되어 물속에 숨겨 졌고, 태양은 일곱 빛깔 무지개 빛 중에서 파란 색깔만 좋아해 푸른색만 생존케 했기에 이 호수의 물은 항시 에머랄드 보다 파랗고 눈부시다고 호수속의 광부가 나에게 말했다. 광부는 너의 몸 부터 깨끗하고청결함을 보이고자 함은 모든 것 버려야 된다고 말했다. 나는 사랑과 시 의 그리움은 버릴수 없다고 허공에 속삭였다. 웃음의 꽃, 울음의 꽃, 빈 들녘 정막의 긴 숨소리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저 영원한 태양빛의 줄기줄기 악마의 호수라는 이름이 영혼의 호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길손의 허무에서 얻어지는 눈물을 보아라. 산아, 산아, 록키산아, 호수야, 호수야, 미네완카 호수야, 나를 잊지 말지어다 05. 10. 16일 민초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6/3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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