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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_ 김대식 기자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극적인 반전 드라마가 캘거리에서 일어났다. 익명의 캘거리 백만장자, 2001년 그가 소유한 순자산은 1천 6백만 달러를 넘어섰다. 자가용 비행기는 물론 전세계에 별장을 두고 있었다.
앨버타 목장에서 건강하게 성장한 이 청년은 한때 자선행사를 위해 101번 연속으로 번지점프를 해내기도 했다. 15세에 목장 용수공급장치를 발명해 그 해 여름 처음 4만 불을 손에 쥐며 사업을 시작했다. 증권 브로커가 되기 전 20대 초에는 캘거리에 여러 상점을 소유하기도 했다.
이후 십 여년 동안 연간 매출 억만 달러가 넘는 여러 기업을 경영한다. 그는 그 때를 자기 생에 있어 가장 뜨겁던 시기로 회상한다. 그뿐 이었다. 천당과 지옥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올해 38세의 그는 이제 완전히 파산했다. 코카인 중독으로 비씨 주 한 섬의 재활원에서 초라한 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폐인이 되기 시작한 인생 전환점을 바로 뉴욕 9/11 테러 시점으로 지목한다. 당시 현장에 있던 그는 참혹한 장면들을 목격해야 했다. 빌딩에서 튕겨져 나와 바로 자신이 서있던 아스팔트로 떨어지는 사람들, 몸에 불이 붙은 채 달려가며 죽는 사람들을 두 눈뜨고 보았다.
그 후부터, 한때 40세 미만 캐네디언 중 최고 부호로 칭해지던 그의 삶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반전의 시작이었다. 9/11 충격파는 폭음을 불러 왔으며, 사업 면에서도 명성에 걸맞지 않는 오판을 거듭하게 했다. 결국 2004년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결정을 내린다.
토론토 한 연말파티 석상에서 누군가 건넨 코카인 가루! 술에 취해있던 그는 한번 시도해보려 받아 들었고, 몇 시간 후에는 마약파티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는 파멸이 시작되던 순간의 심리를 기억한다.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한번만’, 두 번째는 ‘딱 한번만 더’ 의 유혹에, 세 번째는 스스로가 중독이라 생각했으며. 그 후로는 이미 ‘될 대로 되라’ 였다. 필연적으로 섹스중독이 따랐다. 술, 마약, 여자로 가산을 탕진했다. 벌써 세 번째 입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 청춘과 꿈은 송두리째 증발해 버린 뒤였다. 영화 같은가?

그의 재력을 본다면 뉴욕테러가 한낱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다. 정신적 외상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또 자기관리에 실패한 잘못이 있다. 하지만 그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외상 후 증후군’ 희생자일 것이다.
세상에 만연한 광기와 폭력, 그 만행이 인생을 아프게 비틀고 있다. 일본작가 하루끼는 고베 대지진이 사람들의 내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동안 몰두하기도 했다. 자연재해나 인재, 무수한 사건사고들,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 세상은 내일을 괴사시키며 단기적이고 말초적인 본능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성은 악화되고 좋은 세상의 꿈은 멀어진다. 베트남이나 이라크 참전용사들의 귀국 후 심각한 정신적 공황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직접적인 살육과 파괴 말고도 평화를 부르짖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흔히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격동의 시대로 표현한다. 사변도 사태도 참으로 많았다. 스스로 알아서 살아 남아야 했다. 왜 사느냐 자문하는 것은 사치에 다름 아니었다. 살아남은 자들도 국가나 사회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며 아프게 스러져 갔다. 지금도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자포자기하며 미리 죽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2/23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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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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