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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5월 18일자)
잠깐 비가 내렸다. 일주일 내내 맑고 푸른 모습이었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잔뜩 몰려오더니 비를 흩뿌렸다. 세상을 달리하기엔 너무 아까운 나이를 슬퍼한 탓일까? 하늘도 그의 넋을 달래고 싶었나 보다. 김대식 기자. 지난주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그의 나이는 48살이었다. 신문사에 들어가면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말수가 적었다. 편집회의를 할 때도 그는 주로 듣는 쪽이었다. 하지만 좋은 기사나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그저 ‘조용한 사람’이었다. 장례일정이 결정되기 전 그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비로서 그에 대해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 선교사가 되려고 했었다는 얘기, 신문사에 입사하기 전 5년 이상을 매일 그로서리가게에서 12시간씩 헬퍼로 일했다는 얘기, 1년 이상 아팠다는 얘기, 말없던 그가 두 아들 앞에서는 친구처럼 장난감 놀이를 자주 했었다는 얘기들을 들었다. 그가 렌트로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는 최근 2년동안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에 있었다. 많은 교민들이 이 곳에 집을 지었던 곳이다. 심정적으로 이런 변화가 그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좀처럼 그런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했고 틈틈히 수많은 글들을 남겼다. 그의 글을 읽으면 깊은 가슴 속에서 나오는 ‘소리치는 아우성’을 듣는다. 오랜 고뇌와 사색이 그의 행간에 묻어난다. 때론 세상을 자조하듯 또는 세상을 두 팔로 껴안듯 그의 글속에는 슬픔과 따스함이 공존했다. 이민생활은 힘들고 외롭다. 먼 이국 땅에서 그렇게 살다 가는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했던 아빠였고 남편이었고 가장이었다. 잠깐 비를 내리던 하늘이 다시 청명하게 변했듯 이제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일상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는 어느 교민의 글처럼 모든 것이 아무 일없듯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의 가족들에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일 수 있다. 그래도 한번도 본적 없는 ‘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장례식을 찾았던 것은 그의 삶을 안타까워함이요 우리에게 사랑이 남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모습이 쓸쓸히 살다간 고인에게 그리고 남은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됐으면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번 주도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때로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들이다. 세상 일에 관심을 갖고 알고자 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한국생활이 크고 넓어 보이고 캐나다 이민생활은 좁고 닫혀 보이는 것은 생활의 동선이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의 영역을 넓혀보면 세상은 생각보다 크고 신나는 일들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읽기>는 그런 이유로 쓰기 시작했다. 교민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을 쓰면서 가능한 사건의 배경에 관심을 두고 ‘행간읽기’에 치중했지만 한정된 정보의 양으로 제대로 분석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도 늘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어 송고(送稿)하기 전에 두번 세번 검토할 힘이 생기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한국소식이다. 김승연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재벌총수가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증거인멸의 이유를 들어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는데 여론의 높은 관심도 작용했다. 폭행혐의에 대해 결국 김 회장은 시인했으나 흉기사용여부는 부인했다. 그는 17일 검찰에 송치됐다.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총수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황제경영’의 폐단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됐다고 쓴소리하고 있다. 직접 폭행에 가담했으면서 김 회장이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도 어떤 형태로든 빠져 나갈 수 있다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0여년전 H사의 S사장은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해서 생산성을 높이면 임금을 올려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근로자들은 사장의 말을 믿고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매출과 수익이 2배 이상 늘었다. 당연히 사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임금을 올렸는데 그 일로 사장은 해임됐다. 보고하지 않고 마음대로 임금을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이 회사가 있는 곳은 같은 그룹 소속의 계열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어 한 회사의 임금이 올라가면 곧 바로 다른 회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사장의 권위는 그만큼 없었다. 기업에서 오너와 종업원은 거의 주종관계다. 정태수 한보회장이 국회 청문회장에서 전문경영인을 ‘머슴’이라고 호칭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다. 이번 사건으로 종업원을 ‘머슴’ 정도로 생각하는 총수들의 그릇된 근로자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남북이 어제(17일) 경의선 문산역(남측)과 동해선 금강산역(북측)에서 각각 ‘남북 철도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기념행사를 갖고 열차를 동시에 운행한 것도 관심뉴스다. 열차가 분계선을 넘어 남북을 달리는 것은 56년 만의 일이다. 캘거리는 운수노조가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다. (youngminahn@hotmail.com) 편집자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5/18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7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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