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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의 '이란' 유학생
‘이란’에서 갓 온 유학생이 ‘버클리‘ 대학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강의실에서 영어의 해결(solution)이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실험실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용액(solution)을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해결이란 용액의 화학적 은유(隱喩)를 동료 학생들이 알아차리지 못하자 매우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세상은 가득한 문제(problems)들로 들끓고 있습니다. 학교, 직장, 돈, 사업, 건강, 이웃, 결혼, 자녀, 인습, 법, 과오, 스트레스 등등 수 십억의 사람들은 수 백억의 문제들로 힘들어합니다. 그러면서 “아!, 이 문제만 해결되면 우린 걱정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라니까”, 문제 끝 행복 시작인양 착각을 합니다. 그러나 문제 하나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잠복하고 있으며, 이미 해결을 본 문제라 하여도 해결 한번쯤으로 영구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용액에 숨긴 은유입니다. 지금까지는, 문제란 혼란에서 빚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상사는 물론 자연전체 안에서의 지속적 현상이라고 생각을 바꾸어야만 합니다.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처치해버린다는 일이란 불가능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시..., 해결이란 용액의 은유를 상기하면 용액(=해결) 속에는 문제가 또 다시 끓어 올라 넘칠 소지가 있음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문제의 속성이 연속파장적이라고 할 때 모든 문제에는 완벽 영구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잠정적 최소화가 있을 뿐입니다. ‘다글라스 홉스타터‘(D. Hofstadter)는 부풀려 커진 문제를 놓고서 고심하는 학생들에게 되도록이면 문제를 축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그의 말은 학문의 문제를 두고 한 것이지만, 나는 이것이 모든 삶에 적용될 수 있는 지혜라고 믿습니다. 커다란 전체 문제를 가지고 다루기 쉬운 조그만 부분 문제로 처리하는 것이야 말로 실용적 접근태도 입니다. 그러나, 문제의 축소란 누구에게나 쉽지는 않습니다. 마치 끓는 물이 김으로 날리기도 하고 다시 얼음으로 바뀔 수 있는 물의 가변성처럼 문제란 것도 그 형체를 얼른 알아보기가 용이하지만은 않습니다. 더구나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이민자에게는 그 상황이 특별합니다. 탈바꿈을 하며 돌발하는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도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가중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란 언제 어디나 누구에게나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면,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스트레스란 인간으로 사는 조건일 뿐이다. 어떻게 할 필요조차 없다. 그저 내버려두면 되는 것.”이라고 한 ‘루이스 토마스’(L. Thomas)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리 겉이 번지레해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문제와의 싸움으로 상처를 입고 있는 사람이 허다합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라도 힘을 키워주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문제는 녹여 풀어버리거나 날려버려 홀가분하여지거나, 아니면 눈덩이처럼 커진 무게에 짓눌려 두고두고 고생을 자초하거나 이 모두가 우리 마음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용액의 은유가 일러 준 지혜입니다. 은유는 기왕 이해하고 있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부각시켜 새롭게 합니다. ‘인생고해(苦海)’라던가 ‘인생무상(無常)’은 꽃에 비긴 인생과는 색다른 암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인생은 극장(劇場)이나 행로(行路)로 비유되기도 하고, 경기장이나 싸움터가 되어서 사람들이 패배하고 좌절하며 그런가 하면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도 합니다. 고해의 바닷가에는 항상 문제가 밀려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으로 하여 잊고만 살던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한 별들의 꿈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덧글) '일상생활의 은유'(Metaphors we live by, G. Lakoff & M. Johnson)에서 줄거리를 빌려다 쓴 글이며, 몇 년 전에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요즈음 부쩍 늘어난 법적문제로 마음 고생이 심한 분들에게 삶의 문제 접근 방법을 생각하여 볼 계기가 될까하여 다시 기사화하기로 하였습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9/15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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