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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년 맞이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2) - 러시아 극우주의 대 우크라이나 극우주의
 
2021년 가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요구한 두 가지 중 하나가 ‘나치 잔당 소탕’이었다. 즉, 돈바스 내전에서 민간인 학살, 포로 살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우크라이나 극우 주의자를 뿌리 뽑겠다는 결의였다. 우크라이나 극우주의를 나치 잔당이라고 몰아 세운 푸틴 대통령의 말이 지나치지는 않았다.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 극우주의가 나치에 협조했으니까.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대부분 동유럽 국가들은 히틀러 보다는 스탈린이 더 나쁜 인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라트비아는 지금도 공공연하게 나치를 찬양한다. 주위에서 “너 제정신이냐? 그러면 안되는 거야.”고 경고를 해도 “그래도 스탈린에 비하면 히틀러는 양반이었다.”고 맞선다.
유럽 전체에 전쟁이라는 광풍이 몰아치던 1930년 말 러시아 팽창주의에 맞서던 핀란드도 나치하고 손을 잡았다. 러시아에 위협당하는 핀란드를 영국도 프랑스도 외면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히틀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고 겨울 전쟁(1939년 11월30일-1940년3월13일)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분쇄했다. 누가 핀란드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복잡하다. 키예프 루스 가 망한 후 폴란드 리투아니아 연합왕국을 비롯해 러시아,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폴란드의 지배를 번갈아 받았다. 유럽의 전략적 산업적 요충지 우크라이나를 차지하려는 강대국의 욕심에 일차, 이차 대전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소비에트 우크라이나 공화국 때 숨어 있던 극우 민족주의 세력은 1991년 독립 후 오렌지 혁명, 유로마이단 혁명에서 제한적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 극우파는 돈바스 내전에 민병대를 조직해 참전해 각종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받았다. 그 민병대가 마리우풀 전투에서 끝까지 항전한 아조우 여단의 뿌리로 2014년 이후 깡패 같은 극우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우크라이나 군사체제에 편입되었다. 그러나 극우 뿌리는 남아 있어 완전히 청산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러시아에는 Wagner Group(와그너, 바그너 그룹 이하 와그너 그룹)이라는 민간용병 기업이 있는데 와그너 그룹은 예비역 군인들을 고용해 시리아, 리비아, 모잠비크, 수단 내전 등 러시아 이익이 걸려있는 전쟁에 참가해 저지른 살인, 납치, 강간, 고문 등 야만적 만행은 우크라이나 극우파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와그너 그룹은 돈바스 내전에도 참전했고 이번 전쟁에서도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민간인 학살, 고문, 신체절단, 강간 등 야만적 만행을 저지르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몇 번 암살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와그너는 히틀러가 숭배하는 독일의 작곡가로 이름에서부터 백인 우월주의 분위기를 풍긴다.
이 조직은 푸틴 대통령 오른팔로 알려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인 드미트리 우트킨이 합작으로 세운 조직이다. ‘와그너’라는 조직 이름은 우트킨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극우 백인우월주의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럽 전역에 산재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모든 유럽 극우가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졌다. 이탈리아 극우파는 푸틴의 크림 반도 점령을 ‘정당한 행위’ 라고 손을 들어줬고 했고 세르비아 극우파는 푸틴을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정치가라고 찬양했다. EU 회원국 중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돕는데 가장 소극적인데 극우파가 정권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극우파도 푸틴을 지지하고 미국의 트럼프는 푸틴을 ‘천재’ 라고 추켜세웠다.
유럽 극우들에게 영웅으로 칭송받는 푸틴은 원래 공산 당원이었으나 정치를 시작하며 극우파로 변신했다. 푸틴은 러시아 혁명을 ‘일탈’ 로 규정했고 짜르(Zsar)가 러시아 정교 이념으로 통치하던 러시아 제국이 이상적 국가 형태라고 강조하며 대 러시아(Great Russia) 재건에 가치를 두었다. 우-러 전쟁은 대 러시아 재건의 산물이기도 하다.
푸틴을 포함한 유럽의 극우주의자들은 성 소수자를 혐오하고 다문화를 거부하고 인종적 순수성을 강조하고 두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류가 수립한 자유, 인권, 다양성 등 민주적 가치를 무시한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나치 잔당 소탕’을 거론할 수 있을까?
우- 러 전쟁이 바꿔 놓을 것들
전쟁은 세상 모든 것을 단기간에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혁명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과격하게 세상을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1차 세계대전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단 시간에 변화시켰다. 전쟁 전의 여성의 역할은 가사와 육아가 전부였다. 그러나 전쟁이 나자 남성들이 모두 전선에 나가 후방의 생산활동은 여성 차지가 되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여성의 역할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쟁이 끝났으나 여성들은 가정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했다. 여성들이 “우리도 정치 사회적 지분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도 1차대전 무렵이다.
1차대전 중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도 여성의 평등과 사회 참여에 큰 역할을 했다.
무기의 발달은 다른 기계공업 발전에도 영향을 미쳐 세탁기 청소기가 등장했다. 기계의 발달은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 주었다. 통신의 발달로 지구는 좁아졌다. 1차 대전이 없었다면 여성들이 지금과 같은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누리고 있을까?
우-러 전쟁이 일차, 이차 대전처럼 세상을 급격하게 변화시키지는 않겠지만 이 전쟁은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문명인을 자처하며 평화 인권 평등 민주주의를 외치던 유럽 국가들은 복지 대신 국방비를 증액했다.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말고 내 땅은 내가 지키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웨덴 핀란드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2차 대전 후 중립국을 표방했으나 우-러 전쟁이 발발하자 소매 걷어붙이고 나토 가입에 나섰다. “우리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
그동안 세계 대전을 두 번 일으켜 전범 국가로 낙인 찍혀 행동을 조심하던 독일도 우-러 전쟁을 계기로 국방력 강화를 공식화했다. 세계 5위 무기수출국 독일은 국방비를 증액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국방비 지출 국가가 되었다. 통일 후 러시아, 중국과 친하게 지내던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했으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취소해 러시아와 일정 거리를 두는 사이로 변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의 창궐로 세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구촌은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직장인들의 9-5 생활 루틴이 깨지고 재택근무가 대세가 되었다. 인적, 물적, 서비스 교류가 망가져 생산 공급 유통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 공급망의 붕괴는 일부 제품의 품귀 현상을 빚어 소비문화를 바꿔 놓았다.
우-러 전쟁은 코로나가 망쳐 놓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더욱 악화시켰다. 유통의 병목현상, 공급망의 붕괴, 무역 불균형은 전세계를 인플레로 몰아넣었고 경제 당국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를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대한민국)가 몇 개월 째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이유도 현 정부의 무능함도 있지만 세계 경제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우-러 전쟁으로WTO 중심의 세계화 보다는 지구촌이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경제 블록이 형성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우-러 전쟁을 계기로 그동안 실추된 Pax Americana 위상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서 황급히 철수해 재2의 베트남 전쟁이란 비난과 조롱을 받고 있는데 우-러 전쟁을 통해 동맹국들은 안심시켜 새롭게 형성되는 반미 라인에 대처하려고 한다.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쓴 전비가 20년동안 약 2조 달러로 추정한다. 일년에 약 천억 달러의 전비를 썼는데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지원한 금액이 10개월동안 1100억 달러에 달해 아프간 전쟁보다 더 많은 전비를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이어 아프간 전쟁으로 실추된 강대국의 위상을 찾을 수 있을까?
통계에 따르면 우-러 전쟁으로 러시아는 약 2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우크라이나는 1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도 2만명이 넘는다. 러시아 사상자가 많은 이유는 전통적인 인해전술에 있다. 필자는 지금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나 캐나다 공산당 당원으로 해마다 스탈린그라드 전승 기념일에 참석했다. 올해는 참석 안 했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은 죄수들로 부대를 만들어 총알받이 대포밥으로 쓸어 넣었다. 죄수들 희생으로 전투에서 이겼다. 와그너 그룹도 죄수들을 모아 전투에 쓸어 넣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문명화된 21세기에 다시 스탈린 시대로 돌아간다 말인가?
인간은 교육과 계몽으로 본성을 억제하고 지성을 갖춘 문명인으로 자라고 행동한다. 그러나 전쟁은 교육과 계몽으로 감추어지고 억눌리고 순화된 야만성을 끄집어 내 인간을 미치게 한다. 그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전쟁은 그만 두어야 한다. 다음 세상이 있다면 전쟁에 희생된 생명들이 다음 세상에서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기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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