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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화도조약과 한미FTA(2)

자유무역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이론에 “비교우위론”이 있다. “비교우위론”을 주장한 학자는 영국의 데이비드리카르도(1772-1823)다. 무인도에 A와 B가 살고 있다. A는 하루에 물고기 5마리와 열매 10개를 딴다. B는 물고기 4마리 잡고 열매 5개를 딴다. A는 B에 비해 물고기 잡기, 열매 따기에서 모두 절대우위에 있다. 그런데 A는 B에 비해 물고기는 한 마리 더 잡지만 열매는 5개 더 딴다.
즉 물고기 잡기보다 열매 따기가 비교우위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A는 열매 따기만 하고 B는 물고기만 잡는 것아 서로 교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으로 생산비용 덜 먹이고 경쟁력 있는 것이 비교우위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모든 나라는 자유무역에 참가하는 것이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교우위는 산업혁명으로 공산품 대량생산 목표를 달성한 제조업자들의 논리를 대변한 이론으로 “곡물법” 폐지가 목적이었다. 당시 영국은 프랑스와 유럽의 주도권과 식민지 선점을 놓고 오랜 기간 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프랑스 나폴레옹은 다른 대륙국가들이 영국에 곡물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 영국의 곡물가격이 올라 영국민들은 유럽대륙국가들 보다 식품비에 많은 돈을 써야했다.
나폴레옹이 몰락하고 전쟁이 끝나 다시 유럽의 곡물이 영국으로 수입되자 곡물가격이 떨어졌다. 이에 지주 및 부유층 농가들이 정부에 항의해 수입곡물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그 때 나온 것이 라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이다.
사장님들이 공장을 계속 돌려 물건을 생산하려면 안정된 노동력의 지속적 공급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사업이 잘되건 안되건 일정하게 지불되는 인건비는 사장님들에게 큰 골치덩어리다. 인건비를 적게 지불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길인데 그렇게 하려면 노동자들의 의식주를 비롯한 기본 생활비가 낮아져야 한다.
리카르도 당시 영국사회에서 노동자 생활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식비였다. 식비를 줄여 적은 임금으로 안정적 생활을 하게 해주는 것이 노동력 확보에 관건이었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은 그런 사회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즉 곡물법 폐지로 농산물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이 싼 외국 농산물이 자유롭게 수입되어 노동자들은 싼 가격에 식생활을 할 수 있고 사장님들은 굳이 높은 임금을 주지 않아도 노동력 확보가 가능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그 후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주의자들의 교범이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20세기 현실을 보면 “비교우위론”은 선진강대국들이 후진국, 약소국 상대로 착취, 수탈하는 도구로 쓰여진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전부터 “중상주의 정책”으로 부를 챙길 대로 챙겼다. 강력한 보호무역으로 식민지에서 원료를 싼 가격에 수입하고 수출품에 높은 가격을 책정해 식민지를 경제적으로 착취해 배가 부를 대로 부른 후였다.
한미 FTA 뒤에도 비교우위론이 있다. 한국은 휴대전화, 자동차에 경쟁력이 있으니 그것에 주력하고 대신 농, 축산물은 수입하라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서비스, 교육, 제조, 유통, 금융, 의료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시장개방을 해 미국과 자유경쟁을 하면서 선진국의 기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그런데 경쟁, 자유무역이란 비슷한 수준끼리 해야 동기부여도 되고 자극도 되고 시장도 넓어지고 자기계발의 기회도 되고 발전하는 것이지 한국과 미국처럼 인구 6배, 국민총생산 15배, 국민소득 $17,690 대 $44,710 (2006년 기준), 지하자원, 군사력은 비교도 안될 정도이고 미국은 기축통화국인데 이런 나라와 자유 경쟁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는 것인가?
선진국과 후진국, 개발도상국 간의 무역에서 비교우위론은 선진국의 발달된 산업에만 유리한 것으로 압도적인 기술 우위에 입각한 선진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영국,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역시 그들의 유치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보호 무역 제도를 유지하여 발전하였다.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농업에 비교 우위가 있는 국가는 굳이 자국의 공업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공업 선진국의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것이나, 현실의 역사에서 이와 같은 산업 분업은 후진국의 경제를 고착시키는 타성으로 작용하였으며, 대한민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독일, 스웨덴, 벨기에와 같은 유럽의 후발 선진국 등 경제 발전에 성공한 거의 모든 국가들은 성공요인은 비교 우위에 입각한 자유 무역이 아니라 유치 산업의 보호 육성이었다.
자유무역, 즉 한미 FTA을 실시하면 교역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교역량이 늘어난다 해서 수출이 늘어나고 무역흑자가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수입이 늘어날지 수출이 늘어날지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날지 흑자나 늘어날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하다.
산업구조가 개편된다. 한미 FTA로 경쟁력 있는 업종은 더욱 발전하고경쟁력 없는 업종은 망하므로 시장원리에 따라 산업구조가 개편되고 경쟁력 있는 업종의 독점화는 필연이다.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후에도 조선-일본 사이 교역량은 늘었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악화되어 1893년에는 수입액이 수출액의 두 배가 되었다. 일본은 조선에서 쌀과 원자재를 헐값에 수입해 산업화의 기틀을 닦았고 그렇게 해서 생산된 제품은 조선이라는 확실한 시장에 수출했다.
강화도조약 당시 조선의 국력은 일본, 미국 등 열강에 비하면 국력이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미약했다. 그렇게 형편없는 국력의 조선도 강화도조약에서 한일합방까지 3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식민지가 되고 망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고 순서와 과정을 밟아 망하는 것인데 그 시발점이 강화도조약이 된 것이다.
한미 FTA가 국회 비준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독소조항이 발견되면서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ISD, Ratchet 조항, snap back 조항의 예를 들면서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독소조항은 지엽적 문제고선진국과 FTA 조약을 체결한다는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발효된 유럽연합과 FTA는 이미 늦었지만 한미 FTA는 우리 능력으로 벅찬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는 산업이 자동차, 전자, 조선 정도인데 앞으로 자유무역체제로 간다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 있는 미래산업분야는 포기해야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60-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하듯 미래산업, 첨단산업을 국가 보호 하에 육성하는 것이 자유무역 체제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선진 기술을 배워와서 내 것으로 완전히 익힌 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하는데 그 기간 동안 해당 산업을 보호 육성할 수 없다면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한 것이고 30년 후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심해져서 맥시코처럼 될 것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국제무대에서 고립 되는 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회원국이고 회원국 중에서도 다자간 협상을 잘 지키는 모범국가로서 국제무대에서 절대 고립 되지 않는다.

기사 등록일: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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