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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8688 작성일 2015-12-12 13:55 조회수 2588

            꿈


북위 50도 근방의

이민지의 겨울 마당엔

늘 짧은 겨울 햇살 속에

흰 눈이 엎어져 있다


입동 무렵 부터

해 넘긴 입춘 바람이 넘어 와도

엎어진 상처 아물틈 없이

덧 바름의 눈꺼풀 켜켜 쌓인다


해 바라기가 아쉬운 잿빛 하늘

흐릿한 그녀의 기침소리

느린 걸음으로 다가 오며

꾹꾹 발자국을 심는 먼데 바람


오래전 진부령 고개를 같이 넘었던 그녀가

자꾸만 깊은 눈 속으로

모습을 감추려 한다


꿈을 꾸었다

그녀의 젖가슴 도려낸 암 세포가

젖은 눈시울 창 너머

가로등 불 빛 속에서

하얗게 흔들리며 쏟아져 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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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5-12-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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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겨울 햇살의 눈녹는 간절함이 바람에 실리지만,
쌓여가는 겨울의 눈만큼 육신의 눈도 깊어지고.
꿈담은 눈발이 눈물되어 녹길
빕니다.

수잔 손탁이라는 작가가 있었는데
그녀도 같은 육체적 고통을 겪었고
또 류키미아를 앓았습니다.
그녀는
[은유로서의 병]과 [타자의 고통에 대하여]
를 통해
나의 아픔과 타자의 아픔을
언어로 품고자
했습니다.

꿈과 염원 그리고 두손 모아 기도.

아프리카 올림

민들레 영토  |  2015-12-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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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어릴 적 부터 많은 시간과 정을 나누었던
친구의 아픔이 꿈으로 수 차례 다가와
이렇게 라도 언어적 표현으로 슬픈 마음을 다룬
지극히 개인사 적인 시에 지나지 않으나

수잔 손탁 작가의 행보를 더듬게 해 주셔서
또 다른 눈뜸을 알려 주심에
감사 합니다.

자신의 육체적인 백혈병의 고통을 통해서
타인이 겪는 외부적인 질병, 가난, 전쟁,
사회적인 모순으로 부터 겪어야 하는
이 모든 고통과 아픔을 충분히 이해한
진실이 담긴 그녀의 큰 틀의 작가 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덧글 주심과 배움 주심에
고마움을 내려놓습니다.